[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장타 빈곤의 숙제를 풀어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살아날 수 있다.
두산은 지난해 장타 가뭄에 시달렸다. 기록적인 타고투저의 해였음에도 장타율이 5할이 넘는 선수가 호르헤 칸투(0.524, 17위), 민병헌(0.500, 24위)의 2명에 불과했다. 팀 장타율도 4할3푼1리로 7위에 그쳤다.
간신히 턱걸이를 한 민병헌을 포함, 리그에 장타율 5할 이상의 타자가 무려 24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조한 숫자다. 그런데 올해 칸투마저도 계약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장타율 5할 이상을 기록했던 타자는 두산 라인업에 단 1명밖에 남지 않았다.
![]() |
↑ 사진=MK스포츠 DB |
사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에게 역대로 장타율은 쉽게 풀기 힘든 숙제였다. 전 부문 개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이지만 유일하게 장타율 1위 타이틀 홀더를 배출하지 못한 것이 그 현실이다.
공교롭게도 두산과 함께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 트윈스 또한 5할 이상의 장타율을 기록한 타자가 2명에 불과했다. 이병규(7번 0.533, 15위), 정성훈(0.501, 23위)이 그 주인공.
그런 역대 기록과 잠실구장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두산 타선의 장타력이 예년만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장타를 날릴 수 있는 타자가 많지 않았다. 이는 팀 홈런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두산은 전체 7위에 해당하는 108개의 팀홈런을 기록했다. 2012년 59개나 2013년 95개와 비교하면 늘어난 숫자지만 외국인 타자 없이 100홈런 이상을 기록한 2009년(120개), 2010년(149개)과 비교하면 상당히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지난해도 두 자릿수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5명이나 됐지만 20홈런의 홍성흔이 팀내 최다일 정도로 거포 본능을 뽐낸 타자들이 없었다.
이 때문에 홈런 생산력도 매우 떨어졌다. 두산은 지난해 40.99타수 당 홈런을 기록했는데 이는 부문 1위의 생산력을 보인 넥센(22.28타수)의 기록과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났다. 두산이 부문 3위에 해당하는 팀 타율 2할9푼3리를 기록하고도 부문 6위인 687득점에 그친 것은 홈런 가뭄, 장타력 부족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
▲ 김현수-루츠-홍성흔, 새로운 클린업 트리오가 터져야 산다
김태형 신임 감독은 타순의 변화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결국 김현수-잭 루츠-홍성흔으로 구성될 새로운 클린업 트리오가 터져야 한다는 결론이다.
묵직한 중량감으로 중심을 잡을 축은 단연 클린업 트리오다. ‘타격기계’ 김현수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있다. 바로 올 시즌을 마치면 얻게 되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이다. 매년 꾸준한 모습으로 제 역할을 했던 김현수지만 장타면에서는 일말의 아쉬움이 있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5할 이상의 장타율을 기록한 이후 2012년 3할8푼2리로 바닥을 쳤다. 이후 2013년 4할7푼, 2014년 4할8푼8리로 점점 예전의 모습에 근접해가고 있다. 더 많은 장타는 올해 우승을 노리는 두산의 클린업 트리오. 그 중에서도 고정 3번이 확실시되는 김현수이기에 걸 수 있는 기대이기도 하다.
![]() |
↑ 사진=MK스포츠 DB |
당장 루츠는 공수에서 역할이 매우 크다. 특히 칸투가 지난해 보여줬던 전반기 모습(타율 3할1푼5리 18홈런 60타점)을 시즌 내내 재현하는 것이 두산의 기대치다.
루츠는 마이너리그에서 515경기 2할8푼9리 75홈런을 기록하며 경력을 쌓았다. 2007년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 5라운드로 입단했고 2013년 마이너리그AAA (라스베거스)에서 111경기 399타수 117안타 13홈런 80타점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에는 마이너리그 AAA (라스베거스)에서 59경기 227타수 66안타 7홈런 37타점, 시즌 중 6월 일본으로 이적 후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는 15경기 51타수 16안타 5홈런을 기록했다. 부상을 당해 한 시즌 동안 활약하지는 못했으나 아시아 야구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 2할8푼9리 출루율 3할8푼4리 장타율 4할8푼1리의 균형잡힌 준수한 성적을 냈고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트리플A레벨에서 꾸준히 8할중반대에서 9할초반의 OPS(장타율+출루율)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 |
↑ 사진=MK스포츠 DB |
민병헌-정수빈으로 이어질 테이블세터도 준수하다. 6번 오재원부터 허경민(오재일-김재환)-양의지-김재호로 이어지는 하위타선의 힘도 상당한 두산이다.
특히 지난해 팀내 장타율 2위에 올랐던 민병헌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다. 비록 지난 시즌 막바지 다소 힘이 떨어지긴 했지만 31개의 2루타와 1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이 뛰어난 강한 리드오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군 복귀 이후 조금씩 더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민병헌 또한 장타로 해야 할 몫이 많다.
올 겨울 웨이트 트레이닝의 강도를 부쩍 늘린 오재원 또한 FA를 앞두고 기대치가 큰 선수. 본인 스스로 3할 타율-4할 출루율-5할 장타율이라는 큰 목표를 잡았다.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타자는 아니지만 빠른 발의 장점을 살려 많은 2루타와 3루타를 양산하겠다는 것이 오재원의 목표다.
많은 타자들이 나눠맡게 될 1루와 양의지와 최재훈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