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허재(50) 전주 KCC 감독이 스스로 물러났다. 성적 부진에 따른 책임이 이유다.
정규시즌 9경기를 남긴 허 감독은 왜 자진 사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을까.
KCC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허재 감독이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한다”고 밝혔다. 허 감독이 떠난 자리는 추승균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이끈다.
![]() |
↑ 허재 전주 KCC 감독이 9일 자진 사퇴 결정을 내리고 10년간 잡았던 지휘봉을 내려놨다. 사진=MK스포츠 DB |
허 감독은 2005-06시즌 KCC의 2대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10년간 챔피언결정전 우승 2회와 준우승 1회 등 플레이오프 진출만 6차례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하승진 영입 이후에는 ‘우승청부사’라는 수식어까지 달았다.
그러나 하승진 군 입대 이후 최근 3년간 KCC의 성적은 추락했다. 허 감독이 성적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은 2012-13시즌부터다. 그 해 KCC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당시 만난 허 감독은 숙소에서 줄담배를 피며 “이 짓도 정말 못하겠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담배가 두 배로 늘었다”고 탄식했다.
하지만 희망이 있었다. 경희대 3인방(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으로 불렸던 슈퍼루키들을 영입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 KCC는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김민구를 영입했다. 팀 구성상 영입 직후 7위에 만족해야 했지만, 하승진의 군 제대 복귀와 김태술의 영입으로 우승권을 바라봤다. 허 감독은 김태술 영입 직후 구단 프런트에 처음으로 “수고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가대표로 차출됐던 김민구의 음주운전사고 파문으로 꼬이기 시작했다. 김민구의 선수생명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모
KCC 구단 관계자는 “올 시즌 내내 감독님의 스트레스는 엄청났다. 지난 2년간 받은 스트레스는 올해와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올 시즌을 위해 그동안 참아왔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렇게 허 감독은 스스로 물러나야만 했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