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김세영 기자] “처음에는 한국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벌써 5년째다.”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4·두산 베어스)는 이제 한국 프로야구 생활을 4년 꽉 채우고, 5년차에 접어들었다. 그에게 한국은 어떤 의미일까?
니퍼트는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오전 팀플레이(TEAM PLAY)훈련을 마쳤다. 그는 한국을 두고“자신의 야구 인생을 재탄생하게 해준 곳”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은 나의 선수생활을 재탄생(rebirth)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나라다. 이제는 한국의 문화나 한국사람 모두를 존중하게 됐다. 어떤 면에서 한국은 굉장히 고마운 나라이고, 한국에서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도 매우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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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외국인 선발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훈련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니퍼트는 한국이 자신의 야구인생을 다시 태어나게 해줬다고 전했다. 사진=MK스포츠(美 피오리아) 옥영화 기자 |
그의 순조로운 한국 생활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원해준 팀이 바로 두산이다. 구단의 배려가 없었다면, 오랜 시간동안 한국에 머물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비즈니스 세계에도 ‘가족’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생각만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두산 외 다른 곳에서 생활해 본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 그러나 두산은 나에게 굉장히 의미 있는 팀이다. 같이 생활하는 선수들을 포함해 모두 가족과 같다. 구단이 배려를 많이 해준다.”
그도 그럴 것이 니퍼트는 올 시즌 외국인 투수 중 최고대우를 받았다. 연봉 총액 150만 달러(한화 약 16억 3800만원)라는 액수는 그간의 노고와 성적(총 107경기 52승27패, 평균자책점 3.25) 그리고 그만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한 것이다. 어깨에 힘이 들어갈 만도 했다.
“얼마만큼의 액수냐는 솔직히 중요하지 않다. 다만 동료들과 팬들에게 지지를 받고, 또 마운드에 나갈 때마다 100% 전력을 쏟아 부은 것에 대해 인정받았다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는 확실히 두산을 이끌고 있는 선수 중 한명이다. 지난해 두산이 마운드가 빈약(평균자책점 5.43, 6위)했던 터라 책임감은 더욱 무거웠다. 두산 마운드의 제 1인자인 만큼 외롭진 않았을까? 두산은 그의 지원군으로 롯데 선발 장원준과 빅 사이닝을 성사시켰다.
“외롭지 않았다. 지난 4년 동안 비슷한 느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시즌을 시작하지 않아서 (장원준에 대해)쉽게 예상하긴 힘들다. 구단에서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이제 모두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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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외국인 선발 투수 니퍼트가 훈련 전 동료 유희관과 장난을 치고 있다. 니퍼트는 자신의 연봉계약 액수보다 동료들과 팬들에게 얼마만큼 지지를 받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MK스포츠(美 피오리아) 옥영화 기자 |
그는 일명 ‘삼성킬러’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지만, 니퍼트가 뿌리는 공에 기지개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했다. 삼성은 니퍼트에 5승을 헌납했다. 반면 준우승팀 넥센 히어로즈(평균자책점 8.25, 2패)에겐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웃음) 이유는 모르겠다. 삼성, 넥센 구분은 없다. 항상 같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 그저 결과가 다르게 나왔을 뿐 큰 의미를 두고 싶진 않다.”
그의 말처럼 니퍼트는 매순간 최선을 다할 뿐 결과에는 개의치 않는다. 좋은
“개인 수상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전혀 생각 안 한다. 구체적인 개인 목표도 따로 설정하지 않는 편이다. 야구라는 것은 ‘팀 스포츠’다. 개인의 타이틀은 큰 의미가 없다. 팀 우승을 더 원한다.”
[ksyreport@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