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브레이든턴) 김원익 기자] 역대 첫 한국 프로야구 출신의 메이저리그 주전 유격수를 노리는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운명의 2주, 위대한 도전이 시작된다.
최초는 언제나 힘들다. 특히 한국야구에게는 닿을 수 없는 꿈처럼 여겨졌던, 메이저리그는 높은 장벽이기도 했다. 류현진(28, LA 다저스)이 2년 전 그랬던 것처럼, 강정호는 이제 각종 ‘최초’라는 타이틀을 어깨에 짊어지고 많은 의혹, 의심과 투쟁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명백한 도전자의 신분이다.
지난 1월17일 피츠버그와 4+1년, 최대 165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은 강정호는 익히 알려져 있듯 한국 프로야구 출신 최초의 한국인 야수이자, 주전 유격수 후보다. 내야의 야전지휘관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유격수는 특히 운동능력이 돋보이는 자리면서 빅리그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 중 하나다. 이제 강정호의 포지션을 결정할 운명의 2주가 시작된다.
↑ 강정호의 위대한 도전이 시작된다. 사진=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트위터 |
일부 미국 언론들이 강정호를 2루수 혹은 3루수 백업 후보로도 평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내부에서는 유격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드러낸 대목. 특히 허들 감독은 “유격수를 잘 소화해낸다면 다음은 3루수로 뛸 준비를 시작한다. 두 포지션 모두 잘 수행한다면 2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해 훈련할 계획”이라며 우선순위를 분명히 했다.
강정호를 멀티 플레이어로 보고 있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과 동시에 유격수로의 기량을 집중 점검하겠다는 뜻이다. 허들 감독은 ‘최소 2주’라는 시간도 강정호에게 보장했다. 애초에 포지션이 확실하지 않다는 의미의 멀티플레이어로 여겨졌던 강정호에게 2주간 자신의 기량을 펼쳐보일 수 있는 기회를 확실히 보장하겠다는 것은 감독의 기대치도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될까. 강정호는 이르면 25일부터 유격수 포지션에서 피츠버그의 공식훈련을 소화할 계획이다. 이후 내달 3일 출전이 매우 유력한 자체 청백전에서 유격수로 첫 실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이어 허들 감독의 공언대로라면 4일부터 열리는 시범경기부터 약 5~10경기를 유격수로 출전할 전망이다.
시범경기의 2주 간 ‘유격수 강정호’를 지켜보겠다는 의중이라면 강정호는 내달 중순까지 약 10경기 이상을, 공식훈련을 포함한 기간을 의미한다면 약 5경기 정도에 유격수로 나설 전망이다.
여기서 강정호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첫인상에서 강정호의 수비능력에 대한 평가가 갈릴 가능성이 있고, 빅리그 도전 초기 포지션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강정호가 유격수라는 포지션에 자리를 잡는다면 이것은 분명한 역사가 된다. 특히 운동능력과 야구 센스가 중요한 덕목으로 평가되느 유격수는 남미 선수들을 중심으로 확실한 영역이 있다. 미국 현지의 선수들조차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그 장벽을 동양인, 그것도 순수 한국 프로야구 출신의 선수가 무너뜨린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강정호 스스로는 도전을 즐기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브레이든턴 파이어리츠 시티에 위치한 피츠버그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강정호는 22일(한국시간) ESPN을 통해 “만약 내가 잘한다면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며 “
강정호가 25일 첫인상을 시작으로, 2주간의 시간 동안 허들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 어느 정도의 확신을 심어줄 수 있을지가 매우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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