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서민교 기자] 아무리 승패가 무의미한 연습경기라도 1승이 간절하다. KIA 타이거즈가 연습경기 9연패를 당했다. 또 역전패다.
KIA는 27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에서 11-16으로 졌다. 경기 초반 대량 5점을 뽑은 뒤 3회부터 추격을 허용해 4회 5실점, 7회 4실점으로 무너지며 허무하게 경기가 뒤집혔다.
KIA는 임준혁이 선발 등판해 4이닝 7피안타(2홈런) 6실점으로 부진했다. 2회까지는 4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등 완벽한 투구를 펼쳤으나 3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해 4회 브래드 스나이더(3점 홈런)와 박동원(2점 홈런)에게 홈런 두방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 KIA 타이거즈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연습경기 9연패를 당했다. 사진(日 오키나와)=서민교 기자 |
KIA는 올 시즌 신생팀 KT 위즈와 함께 최약체로 꼽힌다.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면서 마운드와 타석 모두 헐거워졌다. 전지훈련에서도 베스트 라인업이 아닌 백업 및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테스트를 하고 있다.
연습경기는 경기 결과보다 과정에 무게를 둔다. 이기면 좋지만, 져도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하지만 KIA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지난 시즌 51승74패로 8위에 머물렀다. 시즌 종료 뒤 선동열 감독이 우여곡절 끝에 자진사퇴하는 등 내홍도 심하게 겪었다. 팀 분위기는 좋을 수 없었다.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분위기 쇄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리빌딩의 시작이었다. 지난해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최희섭이 다시 방망이를 잡고 부활 움직임을 보였고, 젊은 선수들의 의욕도 넘쳤다. 김 감독의 리더십도 선수단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문제는 선수단의 사기다. 의기투합해 땀을 쏟아도 훈련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승부의 세계는 그렇다. 연습경기라도 1승도 거두지 못한 9연패는 충격적인 성적이다. 뒷심 부족으로 번번이 역전패를 당했고, 대량 실점으로 완패를 한 경기도 부지기수였다.
패배 의식에 빠지면 올 시즌까지 영향을
KIA의 스프링캠프장 외야 펜스에는 ‘나는 오늘 팀과 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왜?’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걸려 있다. 9경기 103실점. ‘왜?’라는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은 지금 오키나와 캠프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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