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선수 시절 내가 (최용수 감독을)많이 도와줬으니 이번에는 내가 도움을 받을 차례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윤정환 감독은 지난 5일 미디어데이에서 FC 서울의 최용수 감독을 겨냥해 한마디를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꼭 이기고 싶은 상대로 서울을 지목했다. 에둘러 표현해, 8일 개막전을 이기고 싶다는 속내다. 감독으로서 K리그 무대에는 첫 발을 내딛은 윤정환 감독의 첫 상대가 공교롭게 서울이었다.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 시절 플레이메이커와 스트라이커로 호흡을 맞췄던 ‘제리’와 ‘독수리’는 19년 뒤 K리그에서 감독이 되어 첫 맞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윤정환 감독의 바람대로 최용수 감독이 도와준 건지, 그 승자는 울산이었다. 울산은 8일 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여 2-0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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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현대의 윤정환 신임 감독은 8일 K리그 클래식 첫 경기서 승리했다. 울산은 FC 서울을 2-0으로 이겼다. 사진=MK스포츠 DB |
그 색깔을 울산에 입혔다. 윤정환 감독의 지도 아래, 울산의 철퇴축구는 더욱 빨라지고 단단해졌다. 거기에 벌떼축구가 더해졌다. 점유율을 내주더라도 강한 압박 속에 수비를 공고히 하면서 빠른 역습으로 서울의 수비를 흔들었다.
주도권을 잡은 울산은 전반 22분 선취골을 넣었다. 따르따가 올린 크로스를 양동현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윤정환 감독이 미디어데이에 대표선수로 주장 김치곤을 비롯해 김신욱, 김승규가 아닌 양동현을 데려간 이유가 있었다. 그만큼 잘 해줄 것이라는 기대치가 컸기 때문이다. 양동현은 그 기대에 보답했다.
13분 뒤 울산의 추가골이 터졌다. 윤정환 감독이 원하던 그림이었다. 미드필드에서 볼을 끊은 뒤 전개된 역습에서 양동현이 내준 볼을 제파로프가 마무리를 지었다. 윤정환 감독이 제파로프의 영입을 강력히 희망했던 터라, 제파로프의 골은 의미하는 바가 컸다.
두 사나이가 윤정환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가운데 울산은 벌떼축구의 강도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서울을 밀고 또 밀어냈다. 전반 35분 정조국의 헤딩 슈팅과 후반 9분 김치우의 슈팅마저 골키퍼 김승규가 막아냈다. 완승이었다. 윤정환 감독의 화려하고 성공적인 K리그 데뷔 무대였다.
한편, 포항 스틸러스는 손준호의 한방으로 수원 삼성 징크스를 깼다. 후반 27분에 터진 손준호의 그림 같은 중거리 슈팅에 힘입어 1-
신임 감독끼리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광양 경기에서는 전남 드래곤즈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1-1로 비겼다. 노상래 전남 감독과 조성환 제주 감독은 절친답게 승점 1점씩을 나눠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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