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2015시즌 치열한 5선발 경쟁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 장진용(29)과 임지섭(20)이 유력한 후보. 간절히 선발을 꿈꾸는 둘의 배경은 극과 극이다.
LG의 시즌 4선발 구상은 사실상 정해졌다. 두 외국인 투수 루카스 하렐과 헨리 소사, 재활 후 복귀 예정인 우규민과 류제국이 선발의 4축을 맡는다. 5선발은 오리무중이다. 1, 2차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후보는 11년차 장진용과 고졸신인 2년차 임지섭이다.
장진용과 임지섭은 투구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우완 장진용은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정교한 제구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반면 임지섭은 매력적인 150㎞의 좌완 강속구를 무기로 제구력이 관건이다.
둘의 야구인생 배경을 엿보면 더 갈린다. 장진용의 야구인생은 우여곡절이 심했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임지섭은 신인 시절부터 개막시리즈 선발을 경험한 뒤 특별관리를 받은 운이 좋은 케이스다.
↑ LG 트윈스 5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완 투수 장진용. 사진=김영구 기자 |
“사연이 너무 길어 내 야구인생은 며칠이 걸려도 이야기를 다 못한다.”
장진용은 2004년 1차 지명을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벌써 11년차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아련한 기억을 접을까. 정말 사연이 많은 선수다.
장진용은 2005년 LG의 선발진 한 축을 맡아 2승을 접수했다. 그해 부상 악몽이 시작됐다. 4월22일 잠실 현대전서 발목이 접질리는 부상을 당한 뒤 기회를 잃었다. 2009년 상무 입대해 재기를 노렸다. 2년 연속 퓨처스 북부리그 다승왕. 그런데 또 팔꿈치 부상으로 부활 꿈을 접었다.
심지어 타자 전향도 시도했다. 제 옷이 아니었다. 팔꿈치 통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결국 그는 마운드로 다시 돌아와 야구인생의 마지막을 불태우기로 결심했다. 장진용은 “다시 투수를 하기로 결심했을 때 ‘마지막으로 투수를 하고 그만 두겠습니다’라고 하고 마지막 도전을 했다”고 털어놨다.
장진용에게 기회를 준 것은 양상문 감독이다. 양 감독은 2군에서 두각을 나타낸 장진용의 투구 내용을 확인한 뒤 1군으로 올렸다. 장진용은 지난해 무려 6년 만에 1군 무대 선발 등판의 꿈을 이뤘다. 장진용은 지난 시즌 4경기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장진용은 “작년 두 차례 선발 기회 때 잘 못했다. 많이 아쉬웠다. 올해 다시 기회가 찾아온 것은 맞다. 정말 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간절했다. “선발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다. 보직에 상관없이 무조건 1군에 남아 있는 것이 목표다. 2군에선 너무 많이 던졌다. 이제 2군에선 그만 던지고 싶다.”
장진용은 더 정교한 제구를 위해 낮게 더 낮게 던지는 훈련을 거듭했다. “느낌은 좋다”고 했다.
↑ LG 트윈스의 좌완 기대주 임지섭. 사진=김영구 기자 |
임지섭은 LG의 미래다. 어렵게 찾아온 좌완 파이어볼러. 류택현 투수코치가 1년을 꼬박 특별관리 할 정도 공을 들이고 있는 투수다. 올 시즌 당장 선발 투입이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최소 5년을 바라보고 장기 프로젝트에 들어간 기대주다.
임지섭은 이번 1, 2차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연습경기에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꾸준히 등판했다. 이유는 하나다. ‘당장 선발로 활용이 가능한가’에 대한 확인 작업이었다. 양상문 감독의 눈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다.
임지섭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가진 연습경기서 최고 구속 147㎞까지 찍었다. 100% 전력을 쏟지 않고 나온 스피드다. 임지섭은 “150㎞는 언제든지 던질 수 있다. 지금 그런 스피드는 나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관건은 제구다. 기복을 줄여야 한다. 일정한 밸런스를 잡아야 가능한 일이다. 류택현 투수코치는 “불펜에서 잘 던지고도 실전 마운드에 서면 흔들릴 때가 많다. 시범경기에서 확실하게 밸런스를 잡도록 해야 한다. 편안하게 자기 폼으로 던지면 구속은 더 올라간다. 평균적인 투구가 먼저다”라고 강조했다.
임지섭도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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