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처음은 좋았다.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그 다음은 아니었다. 고개도 갸우뚱해진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선발진의 두 번째 인상이다.
KIA는 KBO리그 시범경기서 3연승 후 3연패를 했다. 주말 2연전에서는 LG 트윈스에게 이틀 연속 11점을 허용했다. 시쳇말로 마운드가 초토화됐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짠물 투구를 자랑했던 KIA였다. ‘두 얼굴’이 따로 없다.
3연패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선발진이다. 첫 등판에서 깔끔한 투구로 합격점을 받았던 선발투수들이 두 번째 등판에서 예외없이 난타를 당했다.
5선발 후보로 꼽히는 임기준은 지난 13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4이닝 동안 7피안타 5볼넷으로 5실점을 했다. 제구 난조 속에 볼넷을 남발했고, 매 이닝 위기를 자초했다. 안정감 있는 투구는 아니었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7.00으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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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의 양현종은 15일 KBO리그 시범경기 LG전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피칭을 했다. 사진(광주)=천정환 기자 |
먼저 나선 스틴슨은 지난 14일 LG 타선에 난타를 당했다. 4⅔이닝 9피안타(2홈런) 1볼넷 6탈삼진 8실점을 했다. 5회 들어 힘이 떨어진 듯 무려 6실점을 했다.
이튿날 바통을 넘겨받은 양현종도 과제를 남겼다. 제구 난조로 기복이 심했다. 2회에만 안타 4개를 맞으며 3점을 내줬다. 전반적으로 구속도 빠르지 않았다. 스틴슨과 양현종은 평균자책점은 각각 8.31과 5.40로 크게 올라갔다. 강렬했던 첫 인상과는 다른 두 번째 인상이었다.
스틴슨과 양현종의 난조는 마냥 웃고 넘어가긴 어렵다. KIA의 정규시즌 개막 상대는 LG다. 장소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다. 개막 2연전에는 양현종과 스틴슨이 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즉, 개막전의 전초전 성격을 가졌다. 그 가운데 호투와는 거리가 멀었다.
15일 LG전은 윤석민의 완벽투가 있었지만 KIA의 선발 고민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야 할 험버가 다쳤다.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한 험버는 등판 직전 오른 검지를 다쳤다. 등판을 강행했지만 1이닝 2피안타(1홈런) 1사구 1실점을 했다. 직구 위주로 던지며 실전 감각을 키우는데 중점을 뒀으나
물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게 초점이다. 그렇지만 너무 강렬했던 첫 인상이었기에, 두 번째 등판은 아쉬움이 컸다. 너무 대조적이기도 했다. 시범경기는 오는 22일 끝난다. 최소 한 차례씩 더 선발 등판할 예정인데, 세 번째 인상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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