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청주) 서민교 기자] 충격의 2연패 탈락. 인천 신한은행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됐다. 춘천 우리은행에 설욕하기 위해 신정자 영입 카드까지 꺼내 들었으나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신한은행의 발목을 잡은 것은 청주 KB스타즈였다.
KB는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다. 잘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세한 신한은행을 상대로 투혼을 벌인 2연승은 감동적이었다.
이것이 전부였을까. 심판이 KB의 감동을 반감시켰다. 플레이오프 2차전 패배. 신한은행은 충분히 억울할만 했다. 그러나 정인교 신한은행 감독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정인교 인천 신한은행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정인교 감독 체제로 돌아선 신한은행은 2년 연속 챔피언 자리를 내준 우리은행을 저지하기 위해 시즌 막판 ‘리바운드 여왕’ 신정자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던 신한은행은 우승 탈환을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며 우리은행의 통합 3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인천 홈에서 일격을 당한 신한은행은 청주 원정에서도 다 잡은 경기를 경기 막판 놓치며 무너졌다. 신한은행은 전반을 33-36으로 뒤졌으나 후반 들어 하은주 카드를 꺼내 경기를 뒤집었다. 김연주의 3점슛과 속공이 살아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강아정의 3점슛 두 방에 이어 스트릭렌과 변연하의 3점슛을 얻어맞고 결국 역전패를 당했다.
결과는 졌지만 내용에서는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신한은행이 리드를 잡은 후반부터 심판의 판정이 이상했다. 홍아란을 따라가며 막던 김연주의 파울, 변연하의 패스를 저지하던 최윤아의 파울, 하은주의 강아정 블록 파울…. 셀 수 없이 많았다. 경기 종료 직전 크리스마스의 골밑슛을 육탄 방어하던 KB 선수들의 수비는 정당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정인교 감독은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애써 흥분을 가라앉힌 모습. 정 감독은 “시즌이 다 종료가 됐기 때문에”라고 말문을 연 뒤 “많이 아쉬운 시즌이었던 것 같다. 특히 작년 5월에 팀을 맡아 신한은행 색깔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외국인선수제도가 도입되고 세 번째 도전인데 또 실패했다. 많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고 차분하게 시즌을 정리했다.
그러나 정 감독도 숨길 수 없었던 억울함은 드러났다. 정 감독은 “경기 내용을 보면 나는 괜찮은데 선수들이 많이 억울할 것 같다”며 말을 이은 뒤 “선수들이 당한 마음의 상처를 위로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왜 억울할까. “심판 판정에 대한 것으로 해석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KB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 심판설명회를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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