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뭐 재미있게 하는거죠.”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병호(29·넥센)는 3루수 연습에 대해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셨겠지만, 1년 전부터 3루수 연습은 해왔다”고 짧게 덧붙였다. 박병호는 애리조나 자체 청백전에서 두 차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세 차례 정도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핫코너에 선 박병호를 보기는 어려웠다.
↑ 사진=MK스포츠 DB |
비록 3루 쪽으로 가는 타구가 많지 않아 3루수로서 박병호의 수비 능력을 평가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날 보여준 모습은 기대 이상이었다.
박병호는 2회초 1사에서 채은성의 타구를 깔끔하게 잡아 1루로 송구하며 3루수로서의 깔끔한 수비를 선보였다. 5회초 1사에서 손주인의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흐르는 강한 타구에는 빠르게 몸을 날렸다. 비록 글러브에 튕기며 타구가 굴절되면서 유격수 방면으로 흘러, 내야안타가 됐지만 순발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타석에서 박병호는 LG의 새 외국인 투수 루카스 하렐과 김선규를 상대로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뒤 6회초부터 3루수 자리를 윤석민에게 물려주고 교체됐다.
올 시즌 넥센은 내야 포지션에 대해 플랜B를 세워놓고 있다. 대표적인 게 주전 3루수 김민성의 부상이탈이나 체력소진시, 박병호의 3루 기용이다. 2루수 서건창이 부상 또는 체력관리로 빠질 시 김민성이 2루로 옮기게 돼, 이 경우에도 박병호가 핫코너에 설 수 있다.
박병호의 3루 변신은 올 시즌 후 구단 동의하에 해외진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충분히 염두에 둔 결정이다. 일본보다는 미국쪽을 노크한다면
경기 후 박병호는 이날 3루수비에 대해 진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습경기와 비교해서 오늘 3루수 출전은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시즌 중에 불가피하게 출전하는 상황을 대비해 진지하게 뛰었다”며 “수비시 타구가 많이 오지 않았지만 만족한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