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딜레마에 빠졌다. 시범경기를 통해 깜짝 스타를 발굴했는데 불편한 마음은 지울 수 없다. 기대를 품었던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은 없고 유망주 양석환이 떴다.
LG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를 놓고 고심 끝에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한 방이 있는 거포 외국인 타자 대신 안정적인 3루수를 영입했다. 메이저리그 베테랑 내야수 출신인 한나한에 대한 수비는 검증됐다.
문제는 몸 상태. 종아리 통증과 함께 잦은 부상이 끊이지 않으며 시즌 개막에 뛸 수 있는 컨디션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한나한은 이천에서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 4월 중순쯤 1군에 합류시킬 계획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 사진=MK스포츠 DB |
LG는 최악의 경우 한나한의 대체 외국인 타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여기서 딜레마는 한나한은 100만 달러짜리 거물이라는 것. 써보지도 못하고 퇴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양석환의 발견이다. 1루수로 전환한 정성훈을 다시 3루수로 써야 하는 상황에서 양석환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양석환은 시범경기 타율 4할7푼1리(17타수 8안타) 5타점의 성적으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8안타 가운데는 홈런 1개와 2루타 4개가 포함됐다. 폭발적인 타격이었다.
양석환은 애리조나와 오키나와로 이어졌던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합류하지 못하고 2군 대만 캠프에서 몸을 만들었다. 양석환은 입단 이후 타격 재능은 인정받았으나 수비력에 대한 의문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범경기서 타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양 감독이 “한나한이 돌아오면 큰 힘을 받겠지만, 한나한이 없어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시범경기서도 좋은 선수들이 나타났다. 한나한이 빨리 돌아오길 기다리지만, 지금 당장 내 머릿속에 한나한은 없다”고 말한 이유다. 양석환에 웃지만 한나한 때문에 불편한 마음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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