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올 시즌 SK 와이번스의 ‘필승카드’는 역시 정우람(30)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우람이 가세함으로써 SK는 지난 2년 동안 느꼈던 빈자리를 야무지게 채웠다. 팬들이 느끼는 듬직함도 차원이 다르다. 그야말로 ‘정우람 효과’다.
정우람은 지난 2011년 7월 통산 104홀드를 올리며 KBO 최다 홀드 보유자가 됐다. 공백 동안 안지만(삼성)에게 역전을 허용했지만 입대 전까지 최고의 수호신으로 활약했다. 그 진가를 복귀 후에도 유감없이 보여주기를 많은 이들은 바라고 있다.
↑ SK 와이번스 수호신 정우람이 지난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홈 복귀전을 가졌다. 그가 등장하자 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가장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사진=김재현 기자 |
‘SK 왕조’를 함께 했던 정우람에게도 지난 2년 동안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이 가장 아쉬웠던 모양. 정우람은 “군대에서 풀을 뽑고 있는 동안 SK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속상했다”며 “예전의 SK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힘주어 말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 그는 “군대에 있는 동안 구종 추가도 하고 실력을 키우고 싶었는데 몸 상태도 좋지 않았고 여건이 안 돼 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마무리로 윤길현이 낙점된 상태서 지난 2012시즌 마무리로 30세이브를 올리며 활약한 정우람의 보직은 우선 중간계투다. 정우람의 상태를 배려한 결정이기도 한데, 정우람은 “팀 사정에 따라 중간으로 먼저 시작할 것 같다. 시즌 동안 중간이나 마무리 중 하나만 정해서 쭉 하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마무리로 경기에 출전할 경우 올 시즌 역시 30세이브를 올리는 것이 목표다. 다만 현재는 정상적으로 던지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다. 정우람은 “지금은 적응해야 할 부분이 많다. 몸 상태는 80% 정도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정우람은 지난 20일 리모델링을 마친 문학구장의 첫 경기서 마운드에 올랐다. 8회말 2사 후 문광은의 뒤를 이어받아 등판한 정우람은 윤도경을 4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고, 9회말 박경수를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이날 정우람은 홈팬들의 가장 뜨거운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2년 공백을 깨고 팀에 돌아온 수호신에 대한 기대를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또 이날 화제가 됐던 것은 8회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포수 김민식에게 “팔이 안 풀렸다”고 말한 것. 현장 마이크를 통해 생생히 중계되면서 ‘팔이 안 풀렸는데도 이 정도면 팔이 다 풀리면 대체 어느 정도인 것이냐’는 반응을 불러왔다. 이에 대해 정우람은 “다들 그걸 궁금해 하더라”고 웃으면서 “불펜에서 몸을 다 풀었는데
복귀한 정우람은 그 누구보다 팀과 팬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에 대한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그는 “부담감은 크지 않았는데 요새 들어 든다. 그런데 어느 정도 부담은 있어야 긴장감을 가지고 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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