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축구팬이 31일 A매치 뉴질랜드전에서 바라는 건 간단하다. 나흘 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하지 못한 시원한 승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새로운 실험 성공, 새 얼굴의 강렬한 눈도장 외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차두리(서울)에게 승리를 선물하되 화끈한 골 폭죽을 더하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뉴질랜드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2014-15시즌 호주 A리그 1위가 뉴질랜드를 연고로 하는 웰링턴 피닉스이며, 가장 최근 A매치인 태국전 및 중국전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뽐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23일 입국해 경기 없이 오랫동안 손발을 맞췄다는 점도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며 134위의 뉴질랜드가 결코 약하지 않다고 했다. 뉴질랜드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이변을 연출했다. 비록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탈리아, 파라과이,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모두 비겼다.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를 조별리그 탈락시키는데 ‘기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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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1경기 3골 이상 기록한 적이 없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
뉴질랜드는 만만치 않지만 약체가 아닌 건 아니다. 그 주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은 몰디브(133위), 아프가니스탄(137위)다. 태국(142위), 레바논(146위), 북한(149위)보다 높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두 수 아래인 건 분명하다.
이런 팀은 이겨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 24일 스폰서십과 A매치 성적의 역학 관계를 강조했듯. 스스로 “우즈베키스탄과 뉴질랜드를 다 이기겠다”고 큰소리를 쳤던 슈틸리케 감독이다.
그냥 이기는 걸로는 썩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시원하고 화끈한 승리를 바라고 있다. 한국이 2014년 이후 A매치 대량 득점(3골 이상)을 한 건 베네수엘라전이 유일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치른 첫 A매치에서 이명주(알 아인)와 이동국(2골·전북)의 연속골로 3-1 승리를 거뒀다.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건 신태용 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다.
슈틸리케 감독 취임 이후 12번의 A매치를 가져 8승 1무 3패를 기록했다. 득점은 총 15골로 경기당 평균 1.36골이다. 2골이 1경기 최다 득점이었다. 3골 이상 넣은 적이 없다.
화력을 점검하는 슈틸리케호로선 뉴질랜드가 골 폭죽을 터뜨리기에 안성맞춤이다. 뉴질랜드는 2013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이긴 뒤 최근 A매치 9경기 연속 무승(3무 6패)을 기록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뒷문은 5년 전에 비해 단단하지 않다. 무실점은 트리니다드 토바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딱 2번 기록했다. 일본과 우즈베키스탄에게는 각각 4골과 3골을 허용하기도 했다.
한국은 뉴질랜드전을 통해 공격을 집중 점검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상기하면서 초반 30분까지의 경기력을 60분 더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1선과 2선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문했다. ‘공격 앞으로’를 외친 격인데, 대표팀판 ‘닥공(닥치고 공격)’인 셈이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아껴뒀던 카드도 모두 꺼낸다. 손흥민(레버쿠젠)을 두고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레퀴야), 한교원(전북), 기성용(스완지 시티), 박주호(마인츠) 등에게 기회가 돌아갈 전망이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헤딩골을 터뜰니 구자철(마인츠)과 이재성(전북)도 대기한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가장 화끈했던 경기는 데뷔 무대였던 파라과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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