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원익 기자] “이제 1승을 했을 뿐이다. 시즌은 길다.”
김용희 SK 감독이 시즌 초반 ‘슬로우 스타트’ 지론을 펼치고 있다. 선수 관리, 운영, 관점 모두 긴 호흡의 접근. 확실한 것은 분명한 계획에 맞춰 더 길어진 144경기 체제를 꾸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김 감독은 3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2015 KBO리그 KIA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날 선발 김광현의 예정 투구수에 대해 “90개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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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K스포츠 DB |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100구 정도의 계획을 갖고 등판하고 있는 타 팀 투수들에 비해서 적은 투구수. 전체적인 SK투수들의 페이스도 늦은 편이다.
김 감독은 “144경기 체제에서 2~3주는 천천히 시간을 두고 끌어올리는 편이 좋다. 오히려 지금 시점에는 페이스가 느린 편이 좋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예상을 잡고 있는 시점은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 계획대로라면 4월 말 쯤 SK 투수들은 완벽하게 제 궤도에 오를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즌을 바라보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관점이다.
선수단 관리에서도 이런 김 감독의 견해는 두드러진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서 허리와 손목이 좋지 않았던 최정을 삼성과의 개막 2연전에 출장시키지 않았다. 선수는 경기 출전에 대한 의사를 보였지만 김 감독이 선수 보호차원에서 출전을 신중하게 판단, 31일 첫 선발 출전을 결정했다.
긴 관점에서의 시즌을 보고 있는 것은 복귀 첫 승 이후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김 감독은 29일 삼성전 7-3 승리로 시즌 첫승과 동시에 2000년 10월10일 삼성 감독 재임 시절 인천 SK전 이후 5283일만에 1군 감독으로서 승리를 챙겼다. 무려 14년5개월18일만이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앞으로 계속 승리할 건데 특별한 게 뭐 있겠나”라며 솟구치는 격정을 담담하게 누르는 모습이었다.
경동하지 않는 김 감독의 모습은 이외에도 여러 차례 비춰지고 있다. 빨리 잊는 것도 김 감독이 갖고 있는 장점. 2경기를 치른 이후 어떻게 보냈을까. 김 감독은 “경기 끝나고 물론 복기는 한다. 그걸 챙겨서 계속 바꿔가고 하는 것이 물론 힘든 부분”이라면서도
김 감독의 ‘슬로우 스타트’는 조급해하거나 경동하지 않고 치밀하게 시즌을 운영하는 ‘베테랑 감독’의 여유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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