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한때 한국 태권도 +80kg 이인자로까지 평가됐던 박용수(34)가 킥복싱 복귀전에서 전직 프로농구 선수에게 KO패를 당했다.
박용수는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글로리 20’이라는 대회에서 791일(만 2년2개월1일) 만에 킥복싱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치 루이스 패리(32·영국)와의 +95kg 슈퍼파이트 제4경기에서 25초 만에 KO패라는 참혹한 결과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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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수(왼쪽)가 무사시(오른쪽)와의 K-1 월드그랑프리 홍콩대회 준준결승전에 임하고 있다. 사진=글로리 트위터 공식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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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 루이스 패리는 프로농구선수 출신다운 엄청난 운동능력을 자랑한다. 사진=글로리 트위터 공식계정 |
킥복싱 통산 13전 4승 9패가 된 박용수는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박용수는 2007년 2월 18일부터 2009년 8월 2일까지 7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80kg 금메달리스트 문대성(39)은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및 제19대 국회의원에도 당선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박용수는 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선배 문대성의 벽에 2차례 가로막혔다.
2003년 8강에서는 기권했으나 2004년 최종선발전에서는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다. 박용수는 경기 도중 발목 골절에도 끝까지 뛰는 투혼 끝에 2점 차 판정패를 당했으나 문대성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 이후 성공 가도를 달리는 문대성과 달리 박용수는 킥복싱 데뷔 후 부침이 심했다. K-1에 2006년 데뷔하여 3연승으로 주목받기도 했으나 이후 강자들과의 대전에서 연패를 거듭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박용수를 KO로 이긴 패리는 ‘유로컵’까지 참가한 유능한 농구선수였다. 영국농구리그(BBL) 서리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2007-08 유로컵 6경기를 뛰었다. ‘유로컵’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와 유사한 유럽프로농구 2번째 클럽대항전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 해당하는 최상위 농구대회로는 ‘유로리그’가 있다.
그러나 패리의 현재 직업은 종합격투기(MMA) 및 킥복싱 선수다. MMA에서는 7전 6승 1무효로 무패의 헤비급(-120kg) 유망주로 통한다. 농구 시절 201cm로 표기됐던 신장은 격투기에서는 206cm로 상향됐다. 격투기에서 미국프로농구(NBA) 대스타 코비 브라이언트(37·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글로리’는 2011년부터 재정난으로 급격히 위축된 K-1을 대신하는 킥복싱 메이저대회다. 2012년 스웨덴 흥행을 시작으로 벨기에·이탈리아·일본·미국·영국·터키·이탈리아·크로아티아에서 대회를 열었다. ‘글로리 20’으로 아랍에미리트까지 진출한 데 이어 루마니아와 네덜란드 개최도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30일 ‘KBS N 스포츠’는 글로리와 중계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리는 2012년 박용
계획보다 2년이나 늦춰진 글로리 데뷔전에서 처참한 패배를 당한 박용수. 글로리와 ‘KBS N 스포츠’는 중계 시청률을 위해서라도 메이저대회에서 통할 한국 킥복싱 선수 수급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dogma0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