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통산 21승. 지난 2012년에는 커리어 첫 10승 투수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뒤 1승을 거두기가 이토록 힘들 줄 알았을까. 멀고 먼 1승, 그렇기에 감격적인 1승이었다.
윤희상이 마침내 웃었다. 승리투수에 ‘윤.희.상’이라는 세 글자가 새겨졌다. 실로 오랜만이다. 지난 2013년 9월 19일 문학 LG전 이후 562일 만이다.
윤희상은 4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4⅓이닝 6피안타 1홈런 3실점)과 비교해 딱히 나아지진 않았다.
분명 호투와는 거리가 있었다. 3회까지 1피안타 1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투구수도 38개(스트라이크 29-볼9)로 상당히 효율적이었다. 제구도 잘 잡혔다. 그러나 4회부터 불안했다. 변화구가 전반적으로 높게 제구됐다. 그러다 1사 이후 유한준(2루타)-박병호(2루타)-김민성(안타)에게 연속 3안타를 맞고서 2실점을 했다.
![]() |
↑ 4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한 SK 윤희상은 2013년 9월 19일 문학 LG전 이후 56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목동)=옥영화 기자 |
하지만 윤희상은 흔들리되 무너지지 않았다. 대타 이성열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서건창과 유한준을 범타로 처리하며 불을 껐다.
윤희상에게 귀한 승리를 안긴 건 동료였다. SK 타자들은 맹타를 휘두르며 윤희상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1회부터 박정권의 3점 홈런 등으로 4점을 뽑더니 5회까지 무려 9점을 얻었다. 윤희상이
위기에 처한 윤희상을 돕기도 했다. 5-3으로 쫓긴 4회 1사 1루에서 스나이더의 타구를 유격수 박진만이 라인드라이브로 잡은 것. 재빠르게 1루로 던져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윤희상이 급격히 흔들리던 때라, 이 수비 하나는 매우 컸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