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8일 러시아와 두 번째 평가전. 윤덕여호를 향한 관심은 승리가 아니었다.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는 ‘투톱’ 지소연(첼시 레이디스)과 박은선(로시얀카)의 위력이었다.
지난해 5월 박은선이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면서 지소연과 첫 만남을 가졌다. 둘은 힘을 모아 7골을 합작해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 4강으로 이끌면서, 12년 만에 여자월드컵 출전 티켓을 안겼다.
지소연과 박은선을 향한 평가는 극찬에 가까웠다. 역대 한국 여자축구 최강의 투톱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그러나 다시 호흡을 맞추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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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소연은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지메시’ 다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
그렇지만 이마저도 모두 해외에서였다. 국내에서 ‘직관’으로 둘의 합작 골이나 협력 플레이를 볼 수는 없었다.
때문에 이번 경기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지난 5일 러시아와 첫 번째 평가전에서는 박은선이 발목 통증으로 결장하면서 성사되지 않았다. 후반 29분 교체 투입된 지소연이 경기 종료 직전 멋진 결승골을 터뜨렸던 터라, 아쉬움은 컸다.
그 가운데 윤덕여 감독은 8일 러시아와 두 번째 평가전에 지소연과 박은선을 동시 선발 출격시켰다. 국내에서 첫 가동이었다.
‘빅 앤 스몰’이었다. 182cm의 박은선과 161cm의 지소연은 위아래에 서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박은선이 적극 몸싸움으로 러시아 수비를 괴롭혔고, 보다 자유로워진 지소연은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었다. ‘월드 클래스’의 패스 공급이었다.
둘 만의 호흡이 아니었다. 함께 만들어갔다. 둘이 공격에 서니 윤덕여호의 공격에 확실히 무게가 실렸다. 지소연과 박은선에 의해 공간이 열리면서 측면의 정설빈(현대제철)과 강유미(화천KSPO)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답답했던 첫 경기와 다르게 시원스런 공격을 퍼부었다. 시너지 효과다.
골도 더 많이 터졌다. 전반 21분 조소현(현대제철)이 포제에바(즈베다-2005)의 볼을 빼앗아 기막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6분에는 지소연이 다시 한 번 러시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위치선정 능력이 뛰어났고, 빈 골문으로 정확하게 차 넣었다. 지소연의 A매치 38호 골.
지소연과 박은선이 동시에 뜨면, 골이 터지는 공식도 이어졌다. 여자아시안컵 조별리그 중국전(0-0)을 제외하고, 지소연과 박은선은 함께 뛰면 어떻게든 골을 넣었다. 벌써 9번째 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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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선은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100% 몸 상태가 아닌 가운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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