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11일 프로야구 종합] “한 번은 좀 이겨봐라.” 형들의 간절한(?) 바람이 이뤄졌다. 막내 kt가 12번의 도전 끝에 첫 승을 거뒀다. 그 달콤함을 맛보기 위해 11번을 졌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못 잡아 가슴 졸였다. 그래도 참 달콤했다.
지난달 28일 개막한 이래 울상이었던 kt, 드디어 웃음꽃이 폈다. kt는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넥센전에서 6-4로 이겼다. 첫 승이다. 2년 전 NC보다 4번을 더 지고서야 첫 기쁨을 만끽했다.
그 동안 실책 남발 속에 ‘엉터리 야구’를 했던 kt는 이제야 ‘프로다운 야구’를 펼쳤다. 선발투수 옥스프링이 무실점으로 막아주니 타선은 집중력을 보이며 찬스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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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는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6-4로 이기며 11연패 후 첫 승을 거뒀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적금처럼 점수도 많이 쌓을수록 좋다. 9회에만 안타 6개를 맞으며 4실점을 하며 불안했다. 하지만 이성민이 2사 1,3루에서 임병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넥센은 기부천사가 됐다. 지난 9일 두산의 마야에게 통산 12호 노히트노런 달성의 희생양이 되더니 이틀 뒤 kt 첫 승의 제물이 됐다. kt로선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을 것이다.
반면, KIA는 빨리 시간이 흘렀으면 좋을 것이다. 그래서 지옥 같은 대구를 떠나고 싶을 것이다. KIA는 삼성에게 또 졌다. 사자 앞에 서면 작아지는 호랑이는 올해도 변함없었다.
전날 연장 11회 윤석민이 무너지며 쓰라린 패배를 했던 KIA는 이날 최형우에게 2점 홈런 두 방을 얻어맞고 ‘KO’됐다. 승리가 익숙했는데 어느새 패배가 익숙해졌다. 무패가 5패가 됐다.
삼성은 KIA를 이기는 법을 확실히 아는 것 같다. 타선이 터지니 마운드도 안정됐다. 차우찬, 안지만, 임창용 등 딱 3명의 투수만 가동해 승리를 낚아챘다.
삼성표 선발야구는 절대 고장이 없다. 차우찬이 7이닝 2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선발투수의 퀄리티 스타트 행진은 9경기로 늘었다.
매 경기 한국시리즈를 연출하고 있는 한화는 또 하나의 감동 드라마를 선사했다. 선발카드였던 송은범을 전날 꺼냈다가 꼬였던 한화다. 그러나 대체 선발카드인 안영명이 ‘인생투’를 선보였다.
전날 무서운 집중력으로 10점을 뽑던 롯데 타선은 하루 만에 ‘한겨울’을 맞이했다. 안영명의 공에 쩔쩔 맸다. 안영명은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2010년 4월 3일 대전 삼성전 이후 5년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나흘 연속 살 떨리는 승부에 마음 편치 않았던 한화 팬은 모처럼 두 다리 펴고 편안하게 승리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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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준은 11일 잠실 LG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두산은 이겨서 기뻤지만 불펜만 보면 찝찝했다. 장원준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함덕주, 김강률, 윤명준이 차례로 등판했지만 4점을 내줬다. 배팅볼 투수가 되어가는 듯, 두산의 허리 통증은 가시지 않고 있다.
전날 6연승이 끊긴 NC는 SK의 6연승을 저지했다. SK의 실책은 곧 NC의 득점이었다. 3회 유격수 박진만의 송구 실책을 틈타 선취점을 뽑은 NC는 5회에도 백인식의 폭투에 이어 유격수 김성현의 실책으로 3-0으로 달
40세의 손민한은 베테랑의 품격을 보였다. 6⅓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2.37이다. 이민호와 김진성은 ‘큰 형님’의 승리를 지키면서 각각 3홀드, 3세이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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