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패색이 짙던 9회말 1-2로 뒤진 상황. 8회말 두산 베어스의 호수비가 나오면서 추격 의지도 꺾였다.
그러나 LG의 두 베테랑이 나섰다. 발판은 베테랑 외야수 이병규(9번)가 만들고 경기는 ‘캡틴’ 이진영이 끝냈다. 이보다 짜릿하고 극적일 수 없는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 위닝시리즈의 두 주인공이었다.
LG는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말 이진영의 역전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3-2 승리를 거뒀다. 이진영의 프로 데뷔 첫 끝내기 홈런. LG는 극적인 역전승으로 잠실 안방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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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짜릿한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린 LG 이진영이 이병규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그러나 타격이 문제였다. LG 타선은 이날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을 상대로 7이닝 동안 4안타밖에 쳐내지 못하며 1-2로 끌려갔다. 8회말 무사 1루 찬스도 살리지 못해 패색이 짙었다.
이어진 9회말 마지막 기회. 두산은 구원투수 이재우에 이어 윤명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양상문 LG 감독도 승부수를 띄웠다. 4번타자 이병규(7번) 대신 베테랑 이병규(9번)를 대타로 투입시켰다.
이병규가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9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무사 1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병규는 자신의 역할을 다 한 채 대주자 손주인과 교체됐다.
이어진 이진영 타석. 올 시즌 초반 찬스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이진영은 더 놀라운 집중력을 선보였다. 이진영은 1B1S 이후 윤명준의 3구째 커브를 노려 우측 펜스를 넘기는 역전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두 베테랑의 끝내주는 합작품이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이진영은 “득점 찬스여서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 (이)병규 형이 볼넷을 골라내서 좋은 기회가 왔다”며 “커브가 빨라 직구 타이밍을 노렸는데 운 좋게 타이밍이 맞아 홈런이 됐다”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양상문 LG 감독도 “베테랑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결과다. 선두타자 출루가 중요해 이병규를 대타로 내보냈고, 이진영이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했다”며 두 베테랑에 대한 강한 신뢰의 결과를 재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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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말 짜릿한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린 LG 이진영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