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결국 기다린 자의 승리였다. 양 팀 합산 무려 19개의 볼넷.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잘 참은 LG 트윈스가 웃었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LG의 경기. 올 시즌 강화된 스피드업 규정은 무의미했다. 연장전 없이 4시간을 가볍게 넘긴 혈투. 난타는 없었다. 볼넷의 향연이 펼쳐진 투수전 졸전이었다.
그래도 마지막 집중력은 LG가 강했다. LG는 볼넷의 향연 끝에 최경철이 7회말 극적인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KIA를 10-5로 이겼다. 올 시즌 KIA전 3연패의 기다림만큼 긴 기다림 끝에 거둔 첫 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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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1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KIA 선발 임기준이 마운드에서 코치진과 상의를 하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문제는 KIA 마운드였다. 무려 13개의 볼넷을 헌납했다. 선발 임기준이 3이닝 3피안타 4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물러난 뒤 홍건희(3볼넷) 임준섭(2볼넷) 심동섭(3볼넷) 문경찬(1볼넷)이 차례로 볼넷을 쏟아냈다.
LG는 0-1인 1회말부터 안타 없이 볼넷 3개로 득점에 성공해 1-1 동점을 만들었다. 1-2로 역전을 당한 3회말에도 선두타자 정성훈이 볼넷을 얻어낸 뒤 이병규(7번)와 이진영의 연속 안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정의윤의 희생플라이로 3-2 재역전.
승부처는 LG가 3-4로 역전을 당한 6회였다. LG는 6회말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엮어 2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LG의 기다림이 시작됐다. 이진영이 심동섭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4-4 동점을 만든 뒤 바뀐 투수 최영필을 상대로 정의윤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5-4 역전에 성공했다.
LG는 7회까지 6안타(2홈런)에 그쳤지만, 10득점을 뽑아냈다. 고마운 볼넷 덕분이었다. KIA는 볼넷으로 자멸한 뒤 5-5인 7회말 구원투수로 나선 최영필이 최경철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고, 이어 이병규(7번)에게 쐐기 3점 홈런을 허용해 그대로 무너졌다.
프로야구 역대 한 경기 양 팀 합산 최다 볼넷은 22개. 2001년 9월22일 대구 한화(11볼넷)-삼성(11볼넷)전(연장 14회), 2009년 7월16일 대구 두산(13볼넷)-삼성(9볼넷)전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19개의 볼넷이 나와 다행히 역대급 수모는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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