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연패가 없다. 그리고 뒷심이 강하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가 강팀으로 불리는 이유다.
두산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3차전 경기 연장 12회 나온 유민상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전날 연장전 패배의 아픔을 씻어내고 14승(8패)째를 거두면서 1위 삼성을 0.5경기차로 추격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올 시즌 단 1번뿐인 연패를 재현하지 않으며 다시 역전승을 거둔 내용. 이것은 올해 두산의 특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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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잠실 KIA전 유민상의 끝내기 희생플라이 이후 두산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큰 점수차의 허무한 패전이나 아주 적은 점수 차의 아까운 패전도 물론 있었지만 이후 반드시 설욕하는 모습. 강팀의 필수조건이다.
뒷심도 부쩍 좋아졌다. 올해 끝내기 승리는 2번째. 동시에 올 시즌 8번의 역전승을 거두며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거기에 더해 7회까지 뒤졌던 경기서만 벌써 4승째를 거두며 이 부분 역시 1위(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불펜이 다소 흔들리거나 타선이 초반 침묵하기도 하지만, 경기 후반 추격에 나서 결국 승리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긴 이닝을 소화하는 마운드와 찬스에 강한 타선은 이런 승리 패턴의 최대 비결이다.
먼저 마운드는 선발의 힘이 크다. 선발 투수는 22경기를 치러 전체 4위에 해당하는 124이닝을 소화했다. 1,2위 삼성, 롯데와는 15이닝 이상의 차이가 있지만 3위 LG보다는 1경기를 덜 치렀음에도 1⅓이닝이 적을 뿐이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투구는 9회로 전체 3위. 그런데 그 중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7회(1회)로 질은 또 가장 뛰어났다.
이 때문에 5회 이전까지 비록 더 많은 실점을 하고 끌려가더라도 희망이 있다. 선발진이 대량 실점을 하지 않고 긴 이닝을 소화해주는 동안 추가점을 내거나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공격 쪽도 시원하다. 팀 타율 2위(2할8푼5리)의 정교한 타선을 앞세워 적은 점수를 짜내기보다 ‘빅이닝’을 노리는 전략이 주효했다. 잦은 작전이나 교체보다는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초보감독답지 않은 김태형 감독의 배짱도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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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잠실 KIA전 유민상의 끝내기 희생플라이 때 정진호가 홈을 밟는 장면.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상대적으로 장타생산에는 불리한 홈구장인 잠실을 쓰고 있으면서도 4할4푼6리(4위)라는 팀 장타율을 기록 중이다. 이것 역시 경쟁 팀들보다 1경기를 덜 치르고 득점 3위(130득점)에 올라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강팀의 여러 조건들을 갖춘 두산. 순항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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