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의 깜짝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다. 고양 원더스 출신의 내야수 김영관이 ‘멘붕(멘탈붕괴)’이 부른 수비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김영관은 2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전격 1군에 콜업됐다. 양 감독은 곧바로 김영관을 3루수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김영관은 퓨처스리그 22경기에서 타율 3할4푼8리, 1홈런 16타점 12득점을 기록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양 감독이 김영관을 부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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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3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LG 김영관이 스트라이크 낫 아웃 폭투 때 1루로 질주하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김영관은 치명적인 실책을 남발하며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 김영관으로서는 어렵게 잡은 기회를 어이없는 실책으로 날린 날이었다.
김영관의 실책은 1회초부터 나왔다. 1사 1루서 LG 선발투수 장진용이 이택근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 코스. 김영관이 타구를 잡지 못하고 뒤로 흘렸다. 실책은 곧바로 실점으로 연결됐다. 1사 1, 2루서 박병호가 적시타를 때려내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0-1인 4회초에도 김영관의 실책성 플레이는 이어졌다. 1사 후 유한준의 3루 앞 바운드가 큰 타구를 전진 수비로 잡으려다 또 공을 흘렸다. 유한준의 내야안타로 기록됐으나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다행히 장진용이 김민성을 병살로 잡아내 추가 실점은 없었다.
그러나 김영관은 1-1 동점을 이룬 5회초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무사 1, 2루 위기서 박동원이 3루 쪽으로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김영관의 선택이 아쉬웠다. 김영관은 1루가 아닌 선행주자를 잡기 위해 3루로 송구했다. 세이프. 포구 후 깔끔하게 공을 빼내지 못한 것도 간발의 차이로 주자를 살린 원흉이 됐다.
결국 무사 만루 위기서 호투한 장진용은 마운드를 내려가야만 했다. 다행히 바뀐 투수 윤지웅이 고종욱을 병살로 잡아냈으나 3루 주자는 홈을 밟았다. 윤지웅이 박헌도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대량 실점 위기는 막았다.
장진용은 이날 4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자책점도 2점으로 기록됐지만, 호투에도 수비 실책으로 지독히 운이 없던 날이었다.
김영관은 5회말 공격 때 결국 대타 이병규(9번)와 교체됐다. 2군에서 보여줬던 타격의 기회도 한 차례밖에 얻지 못했다. 1타수 무안타 1삼진 1실책. LG도 3-4로 져 4연패의 늪에 빠졌다.
김영관으로서는 잠 못 이룰 밤이 됐고, LG로서는 돌아오지 않는 외국인 내야수 잭 한나한이 몹시 생각나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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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1회초 1사 1루 상황 LG 3루수 김영관이 넥센 이택근의 타구를 놓치며 안타를 허용하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