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는 없었다. 시원한 슈팅조차 없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일요일 밤, 골 폭죽은 없었다.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향해 출범한 안익수호가 국내 첫 무대였던 수원JS컵에서 3위를 기록했다. 3일 프랑스에게 0-1로 패하면서 1승 1무 1패로 마감했다. 지난 1월 러시아 친선대회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 도전 좌절.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벨기에, 프랑스, 우루과이를 상대했다. 눈에 띈 건 실점. 딱 1골만 허용했다. 불안한 볼 처리로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골키퍼 송범근(용운고)의 선방 등에 힘입어 철벽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 최소 실점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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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우는 수원JS컵 3경기에 출전했지만 1골도 넣지 못했다. 사진(수원)=천정환 기자 |
최정예 멤버였다. 한국은 러시아 친선대회에서 3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8득점 3실점으로 공수 균형이 잘 잡혔다. 매 경기 골을 터뜨리며 화력도 갖췄다. 그 멤버를 기본 축에 이승우와 백승호가 가세했다. 워낙 재능이 뛰어난 두 선수라 ‘윤활유’가 되어줄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안익수호 첫 승선에서 이승우와 백승호는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몇 번의 드리블 돌파 시도가 전부였다. 기존 선수들과의 유기적인 플레이도 많지 않았다. ‘새 팀’에 대한 적응이 필요했고, 그렇게 녹아들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했다.
프랑스전을 통해 한국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은 시종일관 프랑스에게 끌려 다녔다. 전반 45분 동안 슈팅 수 1-11로 일방적이었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전방에서 고립됐다. 볼이 전달되지도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상대 수비를 흔들어 줄만한 움직임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 둘이 나간 후반 들어 공격이 좀 더 살아났다. 하지만 골을 넣은 건 프랑스의 아에. 크로스바를 강타한 후반 26분 김대원(보인고)의 중거리 슈팅만이 답답함을 풀어준 유일한 한국의 공격이었다. 수원월드컵기장의 관중을 들뜨게 했던 후반 34분 김정환(신갈고)의 골은 오프사이드로 인정되지 않았다.
러시아 천선대회보다 수원JS컵 상대가 더 강했던 건 사실. 하지만 홈 이점을 안고 있었다. 그 가운데 이승우와 백승호가 가세했다. 기대치는 컸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이승우와 백승호가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있는 ‘사기 유닛’은 아니다. 냉정히 말해 둘은 이번 대회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햇다. FIFA의 징계로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던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여기에 이틀 간격으로 3경기를 소화한다는 게 어린 선수들에게 체력적으로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숙제를 남겼다. 공격, 수비, 조직력 등 모든 면에서 손을 봐야 한다. 당장 성과를 내라고 독촉하지 않는다. 2년 뒤 U-20 월드컵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적어도 이번 대회를 통해 ‘원 팀’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으리라. 안익수 감독은 ‘원 맨 팀’이 아닌 ‘원 팀’을 지향한다. 그리고 그렇게 팀을 만들고 있으며, 계속 그렇게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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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수원JS컵 3경기를 치러 1골에 그쳤다. 사진(수원)=천정환 기자 |
※2015 수원JS컵 최종 순위
1) 벨기에 | 1승 2무 | 5득점 3실점
2) 프랑스 | 1승 1무 1패 | 5득점 5실점
3) 한국 | 1승 1무 1패 | 1득점 1실점
4) 우루과이 | 1승 2패 | 2득점 4실점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