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K리그발 강풍이 불고 있다. 가장 힘겨울 것 같았던 FC 서울이 ‘죽음의 조’를 극적 통과했다. K리그에서 수원 삼성, 성남 FC에 이은 세 번째 16강 진출이다. 어느 때보다, 어느 리그보다 강풍이다. 그리고 그 강풍이 더 강하고 더 오래가기 위해서는 6일 전북 현대와 성남의 손에 달렸다.
2년 연속 정상에 오르지 못했으나 AFC 챔피언스리그는 K리그의 강인함을 실감할 수 있는 무대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이미 3개 팀이 16강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조 1위가 중요하지 않다. 생존했느냐가 중요하다. 그 점에서 K리그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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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는 수원 삼성, 성남 FC, FC 서울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건 전북 현대다. 전북이 6일 산둥 루넝에 패하지 않는다면, 2010년 이후 4개 팀이 모두 16강에 오를 수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자신감은 넘친다. 전북은 올해 공식 홈 5승 1무로 무패다. 가장 최근 공식 홈경기 패배가 지난해 8월 23일 K리그 클래식 서울전(1-2 패)이었다(FA컵 준결승 성남전의 경우 승부차기 패였다). 게다가 역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중국 팀을 상대로 6승 1무 2패로 매우 강했다.
전북이 산둥을 제치고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열에 합류할 경우, K리그는 전원 생존 관련 두 가지 기록을 세운다.
지난 2009년 출전 규모가 대거 확장된 이후 4개 팀이 나란히 16강에 오른 건 두 번째다. 2010년 대회(전북, 성남, 수원, 포항 스틸러스) 이후 5년 만이다. ‘의외로’ 전원 생존 미션은 어려웠다. 적어도 해마다 1,2개 팀이 일찌감치 짐을 쌌다.
또한, 유일하게 4개 팀이 16강에 나가는 리그가 된다.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4개 팀을 배출한 건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이다. 그러나 누구도 전원 생존 미션을 달성하지 못했다. 오히려 줄줄이 탈락의 쓴맛을 봤다.
전북이 단기적으로 K리그의 힘을 보여준다면, 성남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K리그 팀끼리 외나무다리에 만날 지는 일단 성남의 손에 달렸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서울-포항)과 16강(포항-전북)에서 K리그 팀끼리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그런데 그 만남이 흔하지 않았다. 2003년 이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 팀끼리의 맞대결은 총 4번이었다. 이례적으로 많았던 지난해를 빼면 딱 2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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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 FC는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F조 1위 혹은 2위인지를 결정할 일만 남았다. 성남이 16강에서 FC 서울을 만날 지가 최대 관심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2009년과 2011년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두 차례 4개 팀이 16강에 나갔으나 적어도 2개 팀은 맞대결을 벌였다. 4개 팀이 16강에 이어 8강 진출 티켓을 함께 획득하지 못했다. 때문에 2010년 대회 K그의 8강 도배는 ‘진기록’이다.
올해는 그 진기록을 다시 한 번 세울 기회
그렇지만 패할 경우 F조 2위로 서울을 피하게 된다. K리그 팀이 16강 외나무다리에서 마주하지 않게 된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