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양현종(KIA)은 7일 현재 평균자책점(2.05) 1위다. 7번의 선발 등판서 퀄리티스타트는 5번. 그럼에도 승수(3승)는 절반도 쌓지 못했다.
특히, 최근 2경기 연속 승리투수와 인연이 없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게 한 번이요, 불펜의 도움을 얻지 못한 게 또 한 번이었다.
지난달 30일 광주 한화전에서 타선은 3안타로 침묵했다. 결과도 영봉패. 6일 뒤 마산 NC전에서는 불펜이 3-0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9회 끝내기 안타 패. 열흘 만에 그 쓰라림을 다시 경험했다.
마산 NC전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KIA는 꺼낼 수 있는 필승 자원을 총동원했다. 한화로 트레이드된 임준섭이 더 이상 없는 가운데 한승혁, 박준표, 심동섭, 최영필, 윤석민을 차례로 투입했다. 1승을 지키기 위한 총력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믿기지 않는 역전패였다. 불펜 5명이 합작한 성적은 3이닝 7피안타 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 심동섭, 최영필, 윤석민은 도미노처럼 차례로 무너졌다.
↑ 양현종은 최근 4사구가 부쩍 늘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양현종은 이날 5이닝만 소화했다. 시즌 최소 이닝이다. 그 전까지 최소가 6이닝이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던 양현종이었지만 이번에는 5회를 끝으로 ‘역할 종료’였다.
짧았다. 지난해에도 5이닝 이하로 투구한 건 7번(총 28경기 등판)이었다. 8실점을 했던 경기(8월 5일 잠실 두산전-9월 12일 대구 삼성전)도 있었으나 거의 3실점 이하였다. 이른 강판은 투구수 탓. 99~108개였다. 결과도 3승 4패로 승률 5할이 안 됐다.
양현종은 마산 NC전에서 5회까지 총 98개의 공을 던졌다. 꽤 많은 투구수다. 선발 맞대결을 벌였던 박명환은 같은 5이닝을 책임졌는데, 89개의 공을 던졌다. 양현종보다 9개가 적었다.
양현종에게 2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위기가 찾아왔는데, 그때마다 투구수도 점점 늘어났다. 1회까지만 해도 12개의 공으로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를 했던 양현종이다. 그러나 이후 17개-20개-24개-25개로 증가했다.
NC 타선이 양현종을 괴롭히기도 했으나 볼이 점점 많아졌다. 5개의 4사구 가운데 4회와 5회에 2개씩을 범했다. 타자와 대결이 늘면서 투구수도 함께 늘어난 건 당연.
양현종의 예상보다 이른 강판은 그만큼 불펜에 부담이 따른다. KIA 불펜이 최강인가. 그렇지 않다. 마무리 윤석민도 11경기 만에 벌써 2블론세이브 및 3패를 기록했다. 마무리의 평균자책점이 4.86에 이른다.
‘에이스’ 양현종이 등판하는 날은 승리를 가져가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투타 조화를 이루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현재 KIA는 그렇지가 못하다. 타선은 침체됐고, 불펜은 불안정하다. 잘 될 때도 있겠으나 기복이 있다.
에이스 카드를 일찍 다 쓴다는 건 그만큼 손해다. 엄청난 스코어로 벌어지지 않는 한, KIA 불펜의 전력으로서 4이닝을 완벽하게 버티는데 한계가 있다. 양현종이 등판한 7경기
양현종이 어느 정도는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 KIA의 현주소가 그러하다. 때문에 양현종의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4사구부터 줄여야 한다. 양현종은 최근 4경기에서 4사구를 4개-5개-4개-5개로 상당히 많이 내줬다. 피안타보다 더 많을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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