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35)이 공식 데뷔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화끈한 한 방은 없었지만,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 ‘사이버 외인’이 아니었다.
한나한은 올 시즌 베일에 싸인 외국인선수였다. LG는 100만 달러를 투자해 메이저리그 베테랑 내야수를 영입했으나 한나한은 종아리와 허리 통증으로 시즌 개막 한 달이 넘도록 개점휴업 상태였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 꼭꼭 숨어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고 있던 한나한을 두고 존재 자체를 의심하기도 했다. 한나한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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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첫 안타를 신고한 LG 한나한이 2사 후 오지환의 볼넷으로 3루에 진루한 후 최태원 코치와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한나한은 수비 부담을 던 6번 지명타자로 한국프로야구 데뷔전에 나섰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나한은 “준비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최대한 빨리 올라와 팀 승리를 돕고 싶었다”며 “가장 중요한 건 팀의 승리다. 상황에 따라 볼을 많이 보고 볼넷을 얻을 수도 있고, 공격적인 스윙이 필요하다면 할 것이다. 팀이 원하는 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나한은 자신의 말대로 서두르지 않았다. 볼을 많이 보면서 베테랑다운 타격을 했다.
한나한은 2회초 2사 주자 없는 첫 타석에서는 두산 선발투수 진야곱을 상대로 지켜봤다. 빠른 공 3개 뒤 4구째 느린 커브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0-3인 4회초 1사 1, 2루 찬스에 나선 두 번째 타석도 지켜봤다. 진야곱의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것을 파악하고 차분히 볼을 골라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한나한은 박지규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3-3 동점을 만드는 귀중한 태그업으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80%의 몸 상태에서 전력 질주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에 의미가 컸다.
한나한은 세 번째 타석에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4-4로 맞선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구원투수 양현의 2B2S 이후 5구째를 노려 좌중간 안타를 때려냈다. 빗맞은 행운의 타구였지만 간결한 스윙으로 만든 안타였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역전 득점까지 올리진 못했다.
네 번째 타석은 아쉬웠다. 한나한은 2사 2루 득점권 찬스서 두산의 6번째 투수 이재우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몸쪽 꽉 찬 속구에 당했다.
한나한의 마지막 타석은 실망스러웠다. 4-4인 연장 10회초 무사 1루 찬스서 윤명준의 3구째를 노렸으나 1루수 앞 땅볼 병살타로 기회를 날렸다.
한나한은 이날 4타수 1안타 1볼넷 2삼진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성공적인 데뷔전 성적표였다
그러나 LG는 한나한 합류의 분위기 반전 효과는 톡톡히 누렸다. 힘겨운 7연패 탈출. LG는 4-4인 연장 11회초 정성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은 뒤 이현호의 폭투 때 3루주자 이병규(7번)가 추가점을 보태 6-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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