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농구 역대급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개장됐다. 주도권을 쥔 구단은 서울 삼성이다.
‘대놓고’ 판을 벌릴 기세다. 과연 올해 FA 시장에서는 ‘큰손’을 쓸 수 있을까. 늘 그랬듯 암암리에 삼성을 위협하는 FA 포식자들이 있다.
삼성은 FA 원 소속구단 마감일인 15일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삼성의 FA 대상자는 총 6명. 이정석, 이동준과는 동일한 1억8000만원에 재계약하자마자 사인&트레이드 형식으로 서울 SK 주희정, 신재호와 맞교환했다. 또 차재영, 김태주와는 협상이 결렬됐다. 김동우와는 재계약을 포기했고, 조준희는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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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농구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FA 최대어인 문태영은 과연 어느 구단의 품에 안길까. 사진=MK스포츠 DB |
판도 크다. 국내선수 자격인 귀화혼혈선수 문태종 문태영 전태풍 이승준 등 4명이 모두 시장에 나왔다. 나이는 30대 후반이지만 모두 매력적인 카드다. 보상선수 혹은 보상금 규정에서도 자유롭다. 20일까지 영입의향서를 제출하는 구단 중 배팅액이 큰 구단이 임자다.
삼성의 1순위 영입 후보는 문태영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 포워드 부재에 시달렸다. 확실한 스코어러가 필요한 삼성으로서는 문태영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사실상 ‘문태영 올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삼성이 지갑을 더 연다면 ‘문태영+α’이다. 베테랑 가드 주희정을 영입했으나 추가로 전태풍을 더해 가드왕국을 재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대어 둘을 모두 잡기는 쉽지 않다. 어설픈 배팅을 했다가는 자칫 문태영마저 놓칠 수 있다.
클러치 슈터 문태종의 영입은 패키지로 가능하다. 문태종은 은퇴를 앞뒀다. 마지막 농구인생을 동생 문태영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달콤한 제안이 될 수 있다. 형제가 서로 입을 맞추면 금액의 양보 효과도 볼 수 있다.
삼성은 과연 마음을 놓을 수 있을까. 삼성은 최근 몇 년간 FA 시장에서 소득 없는 빈손이었다. 리빌딩 실패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정작 FA 시장에서는 과감한 구단들이 최대수혜자였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창원 LG와 서울 SK, 고양 오리온스, 부산 kt, 인천 전자랜드 등 샐러리캡이 비어 있는 구단들이 꽤 있다. 모두 우승에 목마른 팀들이다. 올해 FA 시장은 절호의 기회다.
LG는 그동안 공격적인 배팅으로 FA 선수를 영입했다. 6억원을 훌쩍 넘긴 큰 금액으로 문태종을 잡은 구단이 바로 LG다. 올해도 문태종과 협상 결렬됐고, 가드 김시래가 군 입대했다. 샐러리캡이 비었다. LG는 전태풍이 매력적이다. 문태영의 재영입도 충분히 가능하다.
SK는 박상오를 트레이드했고, 최부경이 군 입대했다. 샐러리캡에 여유가 생겼다. SK는 문태종을 노릴 수 있다. 오리온스도 선수를 꾼준히 끌어 모으고 있다. 결정적 카드 한 장이면 화룡점정이다. 이미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물밑 작업을 벌이는 등 영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단 지난 시즌 포워드 순위 5위 내 선수인 이승현(3위)을 보유하고 있어 문태종(5위)의 영입은 불가능하다.
전자랜드도 조용히 배팅을 하는 구단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감동을 선사하며 탄력을 받았다. 샐러리캡도 비어 있다. 귀화혼혈선수 4명 중 문태종, 문태영, 이승준에 눈독을 들일 수 있다. 특히 빅맨이 부족해 아킬레스건 부상에서 회복한 이승준
이상민 감독은 “감독 첫 해 알았다. 이 판이 장난이 아니더라. 프로의 세계에서는 누구도 믿을 수 없다”고 독을 품었다. 치열한 물밑 눈치싸움과 쩐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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