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 17일 경기(NC-삼성) 전 불쑥 덕아웃에서 일어나더니 타격연습에 한창이던 이종욱(35)에게 말을 건넸다. 삼성만 만나면 너무 잘하는 것 아니냐는 장난 섞인 푸념이었다. 타 팀 선수지만, 열심히 하는 그이기에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다. NC 다이노스의 주장, 이종욱은 바로 그런 선수다.
전날 대구 원정 2차전까지 이종욱은 2경기 연속 3안타 이상을 때리며,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다. 높아진 5월 기온만큼이나 타율(4월 0.216→5월 0.254)도 부쩍 뛰어올랐다.
지난주 5경기에선 21타수 8안타(0.381)를 기록했다. 특히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는 0.391의 타율을 자랑했다. ‘여름사나이’ 이종욱은 제 위치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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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9월 14일 오후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6회초 NC 이종욱이 1타점 역전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잘 치고 있는지 모르겠다.(웃음) 그래도 이제는 좀 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날이 더워질수록 컨디션이 나아지는 편이다. 코치님과 비디오 분석도 하고 있고,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찾고 있다.”
올해부터 주장을 맡은 이종욱은 시즌을 시작한지 두 달 가까이 되어간다. 그동안 팀은 6연승도 했고, 5연패도 해봤다. 언제나 오르락내리락 흐름을 타는 야구이기에, 팀 분위기는 나쁠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다. 그러나 주장입장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분위기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어려운 점이 없을 수 없다. 야구도 잘해야 하지만, 경기 외적으로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 특히 팀이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표정관리도 중요하더라.”
야구만 잘해서 될 일은 아니었다. 더욱이 팀이 위기일 때, 주장 역할은 말할 것도 없다. 젊은 팀 성격상 확실히 중심을 잡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이호준, 손민한, 박명환 등 든든한 형님들이 있지만, 어린 선수들을 한데 묶는 역할은 이종욱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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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시범경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간 경기 5회초 무사 3루에서 NC 이종욱이 펜스를 맞추는 타구를 날린 후 3루까지 질주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지고 있을 때는 어떤 말도 안 통한다. 패하더라도 (후배들이) 그날 1경기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럴 때는 선수들도 머리를 비워야 한다. 아직 우리 팀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 이기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는 열심히 치고 달리면서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 시즌도 녹록치 않겠지만, 이종욱과 NC 선수들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아무쪼록 늘어난 경기 수를 잘 견뎌내고, 부상 없이 제 역할을 능히 발휘하는
“아무래도 올 시즌은 경기 수가 많다보니 선수들이 체력관리에 늘 신경 써야한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마친 이종욱은 부리나케 경기 준비에 들어갔다. 하얀 미소를 지은 ‘성실맨’ 이종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믿음직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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