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양의지(28, 두산 베어스)는 어느덧 KBO리그를 대표하는 공수겸장의 포수가 됐다. 지난해 생애 첫 골든글러브에 이어 올해도 순항하고 있다. ‘공격형 포수’라는 말은 양의지를 기쁘게 하는 말. 동시에 공격과 수비 모두 더욱 책임감이 생긴 양의지다.
양의지는 올해 3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6리 9홈런 27타점의 맹활약을 하고 있다. 홈런은 팀 최다이자 리그 9위 기록. 포수로만 한정하면 강민호(12개)에 이은 2위다. 타율과 출루율(4할3푼4리), 장타율(6할2푼6리) 어느것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다. 현 페이스라면 자신의 종전 타율(3할1리), 홈런(20개), 타점(68) 기록을 모두 경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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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K스포츠 DB |
올해 좋은 성적에 대해 양의지는 책임감과 편안한 마음, 그리고 타격폼 변경을 꼽았다. 양의지는 “감독님이 경기에 대해서 완전히 믿고 맡겨 주신다. 거기에 대해서 특별히 이야기를 하지 않으신다”면서 “같은 포수 출신으로서 이해를 많이 해주신다. 그러면서도 그것에 대해서 더 책임감이 많이 느껴지고 있다”고 했다.
포수로 베어스의 캡틴을 맡았던 김태형 두산 감독은 누구보다 양의지의 현재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 더해 올해는 “주전 포수로서 더 믿음직한 안방마님이 되어야 한다”며 양의지에게 더 큰 책임감을 주문하고 있다. 거기에 타자로서도 4번과 5번으로도 자주 기용하며 절대적인 믿음감을 보내고 있다.
늘어난 홈런은 자신감이 가장 큰 영향이다. 양의지는 “감독님이 원래 ‘세게 돌리는 것’을 좋아하시기도 하고 ‘자신감 있게 타격하라’는 주문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렇게 타석에서 임하고 있고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스윙이 본인에게 더 맞다는 것도 깨달았다. 양의지는 “스윙이 오락가락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다리를 안 들고 자세를 작게 가져가면서 안타를 때리려는 타격을 했는데 오히려 그렇게 되니 더 갖다 맞히는 타격이 되고 병살타도 더 자주 나오더라”며 “어차피 나는 발도 느리기 때문에 이제는 주자가 나와 있으면 삼진을 먹더라도 더 적극적인 스윙을 한다”고 했다.
볼배합과 상대 타자들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하고 있다. 양의지는 “물론 상대 타자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다”면서 “단 볼배합은 우리 투수들에 포커스를 둔다”고 했다.
당일 미팅을 통해 컨디션을 잘 살피고 그것을 토대로 해당 투수의 강점을 살리는 볼배합을 가져간다는 설명이다.
불펜진에 대거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뛰면서 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것에 대해 양의지는 “일단 젊은 투수라면 과감하게 들이대고 승부하는 게 좋다”며 자신이 갖고 있는 지론을 밝히며 “우리 젊은 투수들이 잘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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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K스포츠 DB |
결국 “체력을 계속 유지하는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고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올해 많은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양의지인데 “팀의 많은 분들이 잘 챙겨주신다. 트레이닝 코치들도 잘 관리해주고 계신다. 꾸준히 관리를 잘 받으면서 많은 경기를 출전하도록 하겠다”고.
지난해 양의지는 97경기에 뛰었다. 풀타임 주전으로 나선 이후 가장 적은 수치. 양의지는 “작년에 많이 뛰지 못했다. 올해는 많은 경기에 나서고 100경기 넘게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골든글러브 2연패를 향한 의지도 분명하다. 지난해 양의지는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지만 신혼여행을 떠나 참석하지 못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양의지는 “지난해 정말 뽑힐 줄 몰랐다. 만약 미리 알았더라도 신혼여행을 가야 했겠지만(웃음),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서 아쉬웠다”면서 “올해도 받고 싶다. 나 좀 찍어 달라”며 미소를 지었다.
‘공격형 포수’라는 평가. 양의지는 “그 말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은 말이다. 사실 올해는 공격쪽에 비중을 둬야 할지 수비에 비중을 둬야 할지 아직 헷갈리기도 하지만 수비형포수나 공격형포수나 모두 좋다”며 공수겸장의 완벽한 포수가 되고 싶다는 의지도
포수 풀타임 6년차. 이제 안방마님으로 물이 오를 만한 시기이기도 하다. 담담한 표정 속에 감춰진 열정, 꾸준한 노력은 현재의 양의지를 만든 동력. 올해 더해진 자신감과 책임감으로 무장해 골든 글러브 2연패, 최고의 포수를 향해 오늘도 마스크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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