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그 동안 폐를 끼쳤다.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오승환(33·한신 타이거즈)다운 소감이었다. 오승환이 시즌 첫 구원승을 올렸다.
오승환은 27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경기에 연장 11회초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뒤 11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런이 나와 승리를 챙기게 됐다. 한신의 2-0 승리. 오승환은 1승 13세이브,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하게 됐다.
↑ 사진=MK스포츠 DB
지루한 경기였다. 한신 선발 후지나미 신타로가 10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하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한신 타선은 답답하기만 했다. 제대로 된 찬스도 별로 없었지만, 주자를 내보내도 진루타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10회까지 던진 후지나미는 승패없이 물러났고, 양 팀이 득점없이 균형을 이어가던 11회초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첫 타자 마쓰이 가즈오와 5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분좋게 시작했다. 그러나 후속타자 후지타 가즈야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마쓰다 신타로를 유격수 직선타로 유도했고, 다음타자인 4번 마키타 아키히사를 2루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한신 타선은 뒷늦게 터졌다. 11회말 2사 후 마우로 고메즈가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후쿠도메 고스케가 끝내기 중월 투런홈런을 날렸다.
하지만 오승환은 경기 후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28일 일본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오승환은 “폐를 끼쳐 미안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지난 23일 열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몸살기운 때문에 잠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계속 열이 올라 숙소에서 대기하며 요코하마와의 3연전을 모두 빠졌다. 한신은 졸지에 마무리투수가 사라지게 됐다. 이에 23일 경기에서는 셋업맨 후쿠하라 시노부가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승환은 호텔에서 TV로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면서 동료들을 응원했다.
이날 10회 무실점을 기록한
후지나미는 승리가 확정되자 오승환에게 “나이스피칭”이라며 축하를 해줬다. 와다 유타카 감독도 “이제 괜찮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수호신의 화려한 귀환이었다. ‘산케이스포츠’도 “한국의 보물이 여름을 향해 힘찬 투구를 시작했다”고 귀환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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