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NC 다이노스의 전준호(46) 작전·주루코치는 프로야구 통산 최다 도루(550개) 기록보유자다. 이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은 전설적인 기록이다. 현역시절, 베이스를 훔치는 데만큼은 도가 터,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대도’(大盜)가 먼저 나왔다.
전준호 코치는 30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15 KBO리그 KIA전(11-6 NC승)을 앞두고 어김없이 몇몇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전준호 코치가 직접 퀵모션을 취하면 김태군, 나성범은 타이밍을 노려 전력으로 질주했다. 그는 선수들이 뛰는 타이밍을 직접 체크하며 지도하고 있었다. 나성범이 한 차례 때를 놓치자 곧바로 장난 섞인 질책이 들어간다. 분위기는 긴장과 웃음이 공존했다. 훈련의 결과였을까? 이날 경기에서 도루 1개를 추가한 나성범은 현재 100% 도루(12개)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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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1월 28일(한국시간) 전준호 코치가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열린 전지훈련을 마친 후 그라운드에 앉아 미팅을 갖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올 시즌 NC는 일단 누상에 나가면 약속이나 한 듯 모두가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펼친다. 경기 내내 선수들은 뛰고 또 뛴다. 공격 시 주자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관리하는 작전·주루코치라면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닐 터.
“특별히 주문하는 일은 없다. 창단 때부터 팀컬러가 그렇게 갖춰졌다. 감독님이 추구하는 스타일에 맞게 지금까지 이어온 것뿐이다. 기동력 야구가 이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중심타선도 예외일 수 없다. 올해로 한국무대 2년째를 맞는 ‘괴물’ 외국인타자 에릭 테임즈도 거침없이 달린다. 테임즈의 도루 숫자는 벌써 13개(전체 6위)다. 덕분에 테임즈는 만능타자가 됐다.
“원래 스피드가 좋은 선수다. 작년 첫 해 때는 한국 투수들의 빠른 퀵모션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투수들의 움직임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다. 무엇보다 경기에 대한 열정이 뛰어난 선수다.”
2013년 김종호에 이어 2014년 박민우까지, 2년 연속 50도루 선수를 배출한 NC다. 2015시즌 현재 개인도루 전체 순위 10권 안에 4명의 선수(박민우·김종호·테임즈·나성범)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팀 도루(76개)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비결이 따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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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5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두산전에서 나성범이 6회초 1사 1루 출루해 전준호 코치의 작전을 듣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스타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자들이 적극적으로 뛰면 상대 피처의 볼 배합이 단순해진다. 사실 도루 개수는 의미가 없다. 개수보다 언제 뛰었는지가 중요하다. 감독님은 오히려 (도루로 인한) 선수들의 부상을 더 염려하는 편이다. 도루는 팀이 이기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득점할 수 있는 방법론 중에 하나다.”
5월 마지막 경기를 끝내면 이제 6월, 시즌도 중반에 접어든다. 급작스럽게 더워진 날씨에 어려운 점도 있다. 그래도 선수들이 팀 컬러에 맞게 열심히 뛰어주고 있으니
“(웃음) 우리선수들은 모두 말 잘 듣는다. 선수들이 베이스러닝의 중요성을 더 잘 알고 있다. 시즌 중에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든데 아무래도 선수들과 교감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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