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성남) 이상철 기자] ‘챔피언’끼리의 싸움이었다. 2015 K리그 클래식 공식 개막전 이후 리턴 매치. 그러나 2달 전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4,5일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어스리그 8강행의 운명이 엇갈렸다. 잔칫집은 전북 현대였다. 선전했다고 하나 성남 FC는 탈락의 쓴 맛을 봤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허탈할 게 뭐 있나. 최선을 다했다. 경험이 부족했는데도 잘 싸웠다”라며 담담해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북전에 대한 고심을 털어놨다. 홈 이점을 가졌으나 준비기간이 짧았다는 것.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전북은 26일에, 성남은 27일에 치렀다. 둘 다 중국 원정을 뛰었으나 무더위 탓에 고생을 더한 성남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중국 기상청에서 강수 확률이 90%라고 하더니 틀렸다.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 날씨마저 우릴 속였다”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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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의조는 31일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전북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성남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저쪽(전북)은 선수층까지 (우리보다)두껍잖아. 별 거 있나. 그냥 잘 해야지”라던 김학범 감독의 시큰둥함과 다른 양상으로 경기는 흘러갔다. 예상을 깨고 경기를 주도한 건 성남이었다.
일방적이라고 표현될 정도였다. 황의조와 조르징요, 남준재, 김두현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전북이 누구인가. 10승 1무 1패(승점 31점)로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는 최강이다. 그런 전북이 쩔쩔맬 정도였다.
흐름 좋던 성남은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후반 4분 세트피스 수비에서 집중력을 잃고 유창현에게 실점했다. 그러나 오히려 성남의 공세를 더욱 채찍질했다. 더욱 강하고 세게 전북을 밀어붙였다.
쉴 새 없이 좌우 측면을 흔들며 두들겼다. 전북 수비진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 특히,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3골을 터뜨리며 국가대표 발탁 가능성이 점쳐지는 황의조는 최전방에서 위협적인 몸놀림을 선보였다. 후반 15분과 후반 25분 결정적인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비켜나갔다.
그렇게 간담을 서늘케 한 성남의 젊은 해결사는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골문 앞 위치선정이 뛰어났는데 그만큼 골 냄새를 기막히게 맡았다. 후반 35분 김두
이날만큼은 성남의 닥공이 전북의 원조 닥공보다 훨씬 무시무시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궜다. 피로와 더위도 성남을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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