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그 동안은 ‘엇박자’였다. 투수가 잘 던지면 타선이 안 터졌고, 타선이 터지면 투수가 못 던졌다. 38세의 베테랑은 그렇게 2년 가까이 승수를 쌓지 못했다. 하지만 맞춰가려 노력하니 조금씩 맞춰졌다. 24일 만에 다시 선 마운드에서 모처럼 화합을 이뤘다.
그 동안 서재응을 위한 KIA 타선의 득점 지원은 박복했다. 초반 두 차례(4월 25일 잠실 두산전-5월 2일 광주 SK전), 서재응이 마운드에서 버티는 사이 얻은 점수는 2점-0점이었다. 2실점(5⅓이닝)과 1실점(5⅓이닝)으로 잘 던졌지만 승리투수 요건은 갖춰지지 않았다. KIA 타선은 뒤늦게 폭발했다.
반대로 세 번째 등판(5월 9일 목동 넥센전)에선 초반부터 힘을 냈다. 1회에만 4점을 뽑으며 서재응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그러나 서재응은 난타를 당했다. 시작하자마자 홈런을 맞더니 크게 흔들렸다. 결국 2회도 버티지 못했다(1⅔이닝 2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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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재응은 2013년 8월 9일 마산 NC전 이후 66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그의 통산 42번째 승리였다. 사진=MK스포츠 DB |
KIA는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두들겼다. 1회부터 2루타 3개를 포함 4안타로 3점을 뽑았다. 확실한 기선 제압. 서재응이 1회 홈런을 허용하자, 배터리 호흡을 맞춘 이성우가 곧바로 홈런을 때려 응수했다. 5회에는 두산 에이스를 무너뜨리며 4점을 추가, 그 동안 밀린 이자까지 두둑하게 해 보상했다.
타선은 타격뿐 아니라 수비로도 서재응을 도왔다. 서재응이 흔들릴지 모를 상황마다 기가 막힌 수비를 펼쳤다. 1회 피홈런 뒤 김현수의 큰 타구를 좌익수 김주찬이 펜스 가까이서 잡더니, 3회에는 2사 1,3루서 중견수 김호령이 빠른 발로 까다로운 타구를 처리했다.
그 도움 속에 서재응은 안정감을 되찾았다.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1회 정진호에게 홈런을 맞은 게 유일한 실점. 맞춰 잡는 게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4회 이후 4사구 2개만 허용하며 시즌 최다인 7이닝을 책임졌다. 또한, 투구수 관리도 효율적
9-1 승. KIA는 투타 조화를 이루면서 6월의 첫 승(25승 26패)을 거뒀다. 그리고 2013년 8월 9일 마산 NC전 이후 멈춰있던 서재응의 승리시계도 662일 만에 움직였다. 통산 42번째 승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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