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김원익 기자] 기록 앞에 늘 담담했던 이승엽(39)이었지만 400호 홈런에는 벅차오르는 뜨거운 감회를 감추지 못했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초유의 통산 400호 홈런의 대기록을 작성한 이후 뜨거운 소회를 쏟아냈다.
이승엽은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정규시즌 경기 3회 2사 주자없는 상황 구승민의 2구를 공략해 우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이승엽의 올 시즌 10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400호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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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항)=김영구 기자 |
> 소감은?
조금 뭉클했다. 생각보다 더 그랬다. 56홈런을 쳤을때도 그렇고 그저 덤덤할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나더라. 홈런 치고 1번 눈물이 났던 적이 있는데 1999년에 아버지가 경기장에 오셨을때였다. 돌면서 ‘드디어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홈을 밟을때는 누가 먼저 떠올랐나
특별히 누구를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른 홈런보다 확실히 내겐 의미가 있었다.
>롯데 선수들도 함께 기록을 축하해줬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원정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다른 야구를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일본에서는 대기록에 상대 팀도 함께 축하해준다. 그런데 이번에 짧은 시간이지만 상대 이종운 롯데 감독님과 최준석 주장 이하 롯데 선수들도 축하를 해줘서 너무나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놀랐다. 이제 한국 프로야구도 이기려고만 하는 분위기를 넘어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한 층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나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으면서도 자신감이 있었다. 상대가 속구와 포크볼 2가지를 던지는 선수라고 생각하고 속구가 들어오면 무조건 돌린다는 생각을 갖고 타석에 들어섰다.
>류중일 감독이 안아줬다. 무슨 말을 했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 말을 했다. 저한테는 정말 고마운 분이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 만약 감독님께서 원하지 않았다면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꽃다발을 받을 때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님께도 ‘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드렸다. 무엇보다 감독님께서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상황들을 만들어 주셨다.
>2012년 한국으로 복귀하면서 400홈런에 대한 생각들을 했었나.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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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항)=김영구 기자 |
우선 좋은 지도자들을 많이 만났다. 원래는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는데 프로에 와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 꾸지람도 많이 받았고 칭찬도 받으면서 조금씩 야구가 늘었던 것 같다. 과거에 나를 잡아주신 많은 분들이 많다. 좋은 지도자분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이 가장 큰 부분인 것 같다.
> 가족들도 기대했던 순간일텐데
다행히 가족들이 왔을 때 기록을 달성해서 다행이다. 사실 대구로 다같이 내려온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리고 와이프도 힘들게 뒷바라지를 하면서 대구 생활에도 적응해줬다. 앞으로도 선수생활 끝나는 날까지 나를 잘 도와줬으면, 그렇게 함께 했으면 한다.
>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우선은 450홈런을 더 쳐보고 싶다. 50개가 남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한일 통산 600호 홈런을 목표로 잡을 수 있다.
만약 통산 기록을 본다면 올해 안에 한일 통산 2500안타를 달성할 수 있는
>본인의 기록들에 늘 스스로 인색했다. 오늘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기록이기때문에 오늘만큼은 뿌듯하다고, 충분히 축하해줄만한 일이기 때문에 오늘만큼은 마음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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