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지도자의 덕목으로 중시되는 것이 솔선수범이다. 아스널 FC의 왕이라 불리는 알렉시스 산체스(27·칠레)는 수비에도 몸을 아끼지 않은 모범적인 리더였다.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의 2014-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기록을 보면 산체스는 123차례 태클을 하여 69번 성공했다. 시도는 아스널 1위, 유효 횟수는 2위에 해당한다.
산체스가 이번 시즌 왼쪽 날개를 중심으로 오른쪽 날개와 중앙 공격수, 처진 공격수 등 수비와는 별 인연이 없는 공격적인 위치를 소화했음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치다. 태클성공률이 56.1%나 되는 것도 극찬할만하다.
↑ 산체스가 2014-15 FA컵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앞줄 왼쪽은 카소를라, 오른쪽은 잭 윌셔.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 산체스가 2014-15 FA컵 결승전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그렇다고 2014-15시즌 산체스의 공격 공헌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이적료 4250만 유로(529억7540만 원)에 2014년 7월 10일 아스널에 합류한 후 52경기 25골 12도움이다. 경기당 82.9분을 소화했고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77에 달한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상대 진영에서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물론이고 태클까지 하는 와중에 골·도움도 저만큼이나 한 것이다.
물론 산체스가 수비적으로도 최상급이라 보긴 어렵다. 이번 시즌 일대일 상황에서 드리블 돌파를 54차례 허용하여 산티 카소를라(31·스페인)와 함께 아스널 공동 1위다. 동료의 수적 지원이 적을 수밖에 없는 상대 진영에서 주로 수비를 한 것도 고려해야겠으나 뛰어난 대인방어 능력까지 지닌 것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자타공인 팀의 에이스가 전방에서부터 몸을 날려가며 수비하는 모습은 팀 전체 동기부여에도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아스널이 구단 역대 2번째로 많은 이적료를 산체스에게 투자하고도 아깝지 않다고 느낄 이유는 충분하다.
산체스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선정 2014-15 EPL 올해의 팀에 이름을 올리며 대외적으로도 기량을 인정받았다. 아스널
국가대표팀에서는 A매치 79경기 26골이다. 79경기는 칠레 역대 3위, 26골은 4위에 해당한다. 이미 조국의 살아있는 축구 전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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