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양손 투수 팻 벤디트(30)가 메이저리그에 합류했다.
오클랜드 구단은 6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구단 소속 마이너리그 선수 벤디트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는다고 발표했다. 벤디트는 이날 열리는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부터 팀에 합류한다.
그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우완 댄 오테로를 트리플A 내쉬빌로 내리고, 외야수 코코 크리스프를 60일 부상자 명단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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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손 투수 팻 벤디트가 메이저리그에 올라왔다. 사진= MLB |
2008년 드래프트에서 20라운드로 뉴욕 양키스에 지명된 벤디트는 7년 만에 메이저리그 데뷔를 눈앞에 뒀다. 벤디트가 메이저리그에서 던지게 되면 1995년 그렉 해리스 이후 처음으로 양 손으로 공을 던진 투수가 된다.
양손 투수가 흔치 않다 보니, 이에 대한 규정도 새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이 온다.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스위치 히터를 상대할 때다. 지난 2008년 단기 싱글A 시즌인 스탠튼 아일랜드 양키스에서 뛰던 시절, 벤디트는 브루클린 사이클론스와의 경기에서 스위치 히터인 랄프 엔리케스를 상대했다. 엔리케스가 우타석에 들어서자 벤디트는 왼손에 글러브를 꼈고, 다시 엔리케스가 좌타석으로 바꾸자 벤디트도 글러브를 바꿨다. 그렇게 한참동안 신경전이 벌어지자 구심이 엔리케스에게 우타석에서 타격할 것을 지시했고, 결국 4구 만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미국 프로야구 심판 조합(PBUC)에서는 이 일이 있은 후, 양손 투수에 대한 규정을 발표했다. 이들은 투수가 먼저 던지는 손을 심판, 주자, 타자에게 알리고, 그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는 것으로 규정을 정했다.
저스틴 클렘 PBUC 사무총장은 2008년 당시 ‘MLB.com’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규칙의 기본은 모든 타자들이 그러는 것처럼, 스위치 히터들도 어느 손으로 던지는 투수가 나오는지를 미리 알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규정 8.01 (f)항에는 양손 투수에 대한 규정이 보다 자세히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투수는 심판 조장과 타자, 주자에게 어느 손으로 던질 것인지를 미리 공지해야 한다. 이는 마운드 플레이트를 밟기 전 글러브를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낼 수 있다.
PBUC는 타석마다 한 차례씩 팔의 변경을 허용했지만, 메이저리그 규정에서는 상대하는 타자와의 승부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던지는 팔을 바꿀 수 없다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타자가 타격 도중 대타로 바뀌거나, 투수가 부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교체가 가능하다. 만약 부상으로 팔을 바꾸게 될 경우, 그 투수는 해당 경기 남은 이닝 동안 부상당한 팔로 던질 수 없다. 투구하는 팔을 바꾼 뒤 연습 투구는 허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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