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4연승 질주가 멈췄다. 6월 첫 패배의 아픔은 마무리 투수 봉중근(35)이 짊어졌다.
지난 6일 잠실 SK 와이번스전. LG는 끈질긴 승부로 마지막 정규이닝을 앞두고 5-5로 맞섰다. 9회초 1사 1, 2루 위기서 제구가 흔들린 정찬헌 대신 마무리 투수 봉중근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선제 스리런을 기록했던 박정권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봉중근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나주환과 10구 승부를 펼쳤다. 나주환은 이날 스퀴즈 번트안타 1개만 기록하고 있었고, 시즌 홈런은 1개뿐이었다. 승부였다. 145㎞ 몸쪽 높은 속구였다. 나주환이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넘겼다. 5월 이후 봉중근의 첫 실점이었다.
↑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봉중근이 마운드에서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마음고생도 심했다. 심지어 상대 응원석에서 봉중근이 등판할 때마다 환호를 들어야 하는 치욕도 겪어야 했다. 그러나 봉중근은 스스로 극복했다. 4월29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13경기 연속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5월 평균자책점은 0.00이었다. 나주환에게 홈런을 허용을 했으나 시즌 평균자책점은 5.79까지 낮췄다.
마무리 투수도 맞을 수 있다. 오승환(한신 타이거스)도 최근 만루 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문제는 구위다. 또 이후 얼마나 흔들리지 않느냐다.
봉중근은 전형적인 슬로우 스타터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몸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였다. 5월 이후 봉중근은 제자리를 찾았다. 최근 구위는 100% 회복했다. 심리적인 안정도 되찾아 자신감 넘치는 투구를 선보였다. 시련을 겪은 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봉중근을 믿고 기다렸던 양상문 LG 감독은 지난 6일 “봉중근 본인 마음이 가장 아팠을 것이다. 주위의 비난과 흔들림에도 스스로 이겨냈다. 봉중근은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지 스스로 아는 선수다. 그게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몸이 좀 늦게 올라와 이제 회복됐다. 날씨도 따뜻해졌다. 이제 구위는 완전히 올라왔다고 봐야 한다. 변화구도 잘 떨어지고 있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봉중근은 팀의 상승세 분위기에서 아쉬운 홈런 한 방에 무너졌다. 그러나 구위에 이상은 없었다. 나주환이 잘 때린 홈런이었다. 이후 정상호를 외야플라이로 처리하며 흔들리지
LG의 투수조장은 이동현이다. 그러나 여전히 정신적 지주는 봉중근이다. 시즌 초반 개인은 물론 팀의 성적 부진 탓에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 아파도 아플 수 없는 마무리의 숙명이다. 봉중근은 또 이겨내는 법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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