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손흥민(23·레버쿠젠)의 A매치 득점은 10골(43경기). 이번에 소집된 슈틸리케호 22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최다 득점자다. 월드컵 본선에서 골 맛을 본 것도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와 손흥민뿐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3골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골잡이’였다.
하지만 그의 골을 쉽게 보기 어려웠던 무대가 있다. 꿈의 무대로 나가기 위한 가시밭길, 월드컵 예선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9경기(3차예선 3경기+최종예선 6경기)에 나갔으나 득점은 단 1골이다.
지난 2013년 3월 26일 카타르와 최종예선 다섯 번째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36분 교체 투입돼, 후반 50분 극적인 결승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위치선정이 좋았으나 행운이 따른 골이었다. 이동국(전북)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걸 골문 앞에서 차 넣었다. 시쳇말로 ‘주워 먹은’ 골. 손흥민도 “다 차려준 밥상에 그저 숟가락만 올려놓았다”라고 멋쩍음 웃음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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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이 지난 2013년 3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전에 후반 50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이 골은 그의 유일한 월드컵 예선 득점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2,3년 뒤 손흥민은 당당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이제는 한국축구의 간판선수다. 그리고 공격을 이끌어가야 할 골잡이다. 기대치는 커졌고, 그의 책임감도 막중해졌다. 오는 16일 미얀마전부터 시작할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손흥민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상대의 밀집 수비 속 혈을 뚫어줄 그의 골은 더욱 값지고 중요하다.
더욱이 호주 아시안컵 이후 제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던 손흥민이다. 지난 11일 UAE와 평가전에서도 특별히 보여준 것 없이 전반 45분만 뛴 뒤 교체 아웃됐다. 2014-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종료 이후 1달 만에 갖는 실전에서 감각 및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UAE전의 부진은 손흥민에게 자극제였다. “미얀마전에서 100% 컨디션을 보여주겠다”라며 각오를 내비치기도.
미얀마는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몇 수 아래다. 지난 11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에서 라오스와 힘겹게 2-2로 비길 정도. 주축 선수가 대거 빠진 데다 태국 방콕에서 열려 변수가 있으나, 승리는 물론 화끈한 골 잔치까지 기대케 하고 있다. 그 골 폭풍 속에서 손흥민의 골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아니, 꼭 필요하다.
손흥민이 공식 경기에서 골 맛(지난 4월 11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전)을 본 지도 어느새 2개월이 지났다. 꽤 흘렀다. 슈틸리케호가 앞으로 더욱 험난해질 러시아로 가는 길을 통과하기 위해 손흥민의 골이라는 무기 장착은 필수다.
※손흥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출전 기록
2011.10.11 3차예선 UAE전(H) 교체(17분)
2011.11.11 3차예선 UAE전(A) 교체(45분)
2011.11.15 3차예선 레바논전(A) 선발(46분)
2012.06.12 최종예선 레바논전(H) 교체(27분
2012.10.16 최종예선 이란전(A) 교체(37분)
2013.03.26 최종예선 카타르전(H) 교체(9분) *1득점
2013.06.04 최종예선 레바논전(A) 교체(20분)
2013.06.11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H) 선발(90분)
2013.06.18 최종예선 이란전(H) 선발(7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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