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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홍천 힐리언스선마을 |
◇ ‘하이라이프’ 힐리언스선마을 체험
경춘고속도로에서 설악IC로 나오자마자 업다운 업다운 구불거리는 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조심조심 얼마쯤 운전해 갔을까. 보일락말락, 작디 작은 ‘힐리언스선마을’ 나무 안내판. 반가움에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 홍천 종자산 자락에 자리잡은 국내 최초 ‘치유의 숲’ 힐리언스선마을이다.
느낌부터 산뜻하다. 전세계 장수촌 명당이라는 해발 250m 고지. 힐링 프로그램도 군더더기가 없다. 자신을 찾아가는 명상과 휴가 메인 테마니까. 그야말로 힐링 트레블인 셈. 기자가 선택한 힐리언스선마을의 프로그램은 하이라이프다. 2박3일 일정의 이 코스, 장난이 아니다. 힐리언스선마을의 대표 프로그램인 ‘하이라이프’는 ‘습관을 바로잡으면 마음의 평온과 건강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핵심. 우리 몸에 습관처럼 박힌 수면·운동 부족, 무절제한 식생활 같은 게 다 ‘생활 습관병’이다. 이걸 2박3일에 잡아야 하니, 빡빡한 일정일 수 밖에. 제대로 된 일정은 둘쨋날 부터다. 기상은 아침 6시. 요가와 트래킹으로 하루를 연다. 다음은 명상. 산 한복판에 1인용 돗자리 하나씩을 편 채 대자로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새벽 이슬 머금은 상쾌한 공기가 폐 깊숙한 곳까지 스며든다. 기자 생활을 하며 하늘을 바라본 적이 과연 있기나 했을까. 아니, 이렇게 파란 하늘이 머리 위에 있는 걸 잊고 산 게 아니었을까.
명상 반, 잠시 꿈나라 반의 시간을 즐기고 내려와 달려간 식당. 조미료가 일절 들어가지 않은 저염건강식이 기다린다. 심심한 듯한 맛이 오히려 천하별미다. 식탁마다 놓여있는 모래시계를 뒤집어놓고 꼭꼭 천천히 음식 맛을 음미하며 식사를 한다. 모래시계가 모두 떨어지는 시간은 30분. 가장 이상적인 식사 시간이란다. 끼니를 떼우고 나니 몸이 달라진 느낌. 어리버리하던 몸과, 몸 따로 마음 따로 놀던 머리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무위자연’ 힐리언스 스타일에 푸욱 젖어들기 시작한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엔 오목과 바둑도 두고 투호도 해보고, 그냥 잔디밭 벤치나 흔들의자에 앉아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하릴 없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 모든 시간이, ‘힐링’ 그 자체다. 저녁엔 키바(일종의 캠프파이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에 모여 고구마를 구워먹으며 오순도순 담소를 나누거나 황토찜질방에서 개운하게 찜질을 즐긴 후 스파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세상에. 그러고 보니 입소 때 받은 옷 한벌로 2박3일을 보내버렸다. 바리바리 싸들고 온 짐? 그대로다. 사는 게 그런 거다. 그리 많은 물건이 필요치 않은거다. 맞다. 하이라이프(high life)가 별건가.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며 내 몸의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면 그것이 바로 ‘하이라이프’ 인게다.
▶ 힐리언스 선마을 즐기는 Tip = 힐리언스 선마을은 세로토닌 전도사 이시형 박사가 개인과 기업 대상 힐링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구성한 공간이다. 면역력과 자연 치유력을 높여 신체를 힐링시키면 저절로 마음도 힐링된다는 게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임원들을 2박 3일씩 부부 동반으로 힐리언스선마을에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암 너머 New Life 부부공감캠프 청소년 영힐링캠프 등이 주요 프로그램. www.healience.com, 1588-9983
◇ 10년 젊어지는 청정지대 양구 광천계곡
그래. 이럴 때 강원도 양구 만한데가 없다. 양구는 일단 대한민국의 배꼽. 대한민국의 한가운데다. 그러니깐, 동쪽 끝 독도 동단, 서쪽 끝 평안북도 용천군 마안도 서단, 남쪽 끝 마라도 남단, 그리고 북쪽 끝 함경도 온성군 유포면 4점의 정중앙, 동경 128도 02분 02.5초, 북위 38도 03분 37.5초가 여기다. 게다가 기(氣)가 모이는 지대. 10년 젊어진다는 ‘10년 장생길’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소연 선배가 간 힐리언스 선마을 정도로는 명함도 못내밀 터. 게다가 이곳 명물은 청정 계곡이다. 생명의 도시 양구를 찍은 김에 꼭 봐야할 곳은 ‘3색 계곡’. 광치 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명불허전 광치계곡과 파서탕, 두타연을 일컫는다. 모두 내금강의 문턱에서 내려오는 천연 생명수가 흘러드니, 그 정갈함이야 두말할 필요조차 없을 터.
이중 으뜸은 광천이다. 광천은 10년 장생길의 4코스에 있다. 우선 10년 장생길부터 간단히 소개. 이게 모두 10코스다. 그러니깐, 1코스 1년씩, 이곳을 다 돌면 10년이 젊어진다는 의미다. 특히 의미가 있는 게 4코스다. 4코스의 애칭은 ‘소지섭 길’. 한류스타 소지섭씨가 한 눈에 반한 이 곳에 카메라를 들고 찾아 사진집을 낸 곳이다.
광천계곡은 이 코스를 따라 이어진다. 계곡 보다 더 흥미로운 건 이 곳의 두가지 포인트 때문. 그 하나가 옹녀 폭포다. 높이 3m 정도에서 절묘하게 아래로 떨어지는 데, 그 모양새가 볼 일(?)보는 옹녀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더 재밌는 건 그 50m 정도 아래에 강쇠 바위가 있다는 것. 남근석의 형태를 띤 강쇠 바위는 지상 위로 한 2m 정도 강렬하게 솟아 있다.
광천 계곡을 본 뒤 아쉬움이 남는다면 파서탕, 두타연까지 차례로 찍으시면 된다. 잊을 뻔 했다. 두타연 계곡 옆을 지나는 도로를 따라 곧장 가면 금강산이다. 눈 앞에 두고도, 못간다. 참으로 아쉬운 길이다.
▶ 양구 3색
[매경이코노미 = 김소연 기자 / 신익수 여행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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