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포수 최현(미국명 현 최 ‘행크’ 콩거, 27)은 팀의 백업 포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LA에인절스에서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됐다. 그는 미국으로 입양된 아버지와 이민 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이민 3세대다.
여기까지는 흔히 그에 대해 알려진 사실들이다. 그리고 많이 주목받지 않은 사실 하나 더. 그는 송구는 오른손을 이용하지만, 타격은 양쪽 타석에 모두 들어서는 스위치히터다.
메이저리그 데뷔 6년째를 맞는 2015년, 그는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우타 적응 방법은? 반복, 또 반복
최현은 지난 24일(한국시간) LA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좌우 타석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좌타석에서 1개, 우타석에서 2개였다.
“원래는 왼손잡이였다. 이전 팀인 에인절스에서는 크리스 이아네타와 플래툰을 하면서 좌타자로 나올 일이 많았지만, 이곳에서는 우타석에서도 기회를 갖고 있다.”
그는 새로운 팀에 온 이후 생긴 가장 큰 변화로 우타석에 들어서는 빈도가 늘어난 것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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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인절스에서 주로 좌타자로 기용됐던 그는 휴스턴 이적 이후 좌우 타석에서 비슷한 빈도로 나오고 있다. 24일(한국시간) 경기에서는 우타석에서 안타 2개를 기록했다. 사진(美 애너하임)=ⓒAFPBBNews = News1 |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좌타자로 22경기에서 39타석, 우타자로 22경기에서 56타석에 나서고 있다.
아직 성적은 좌타일 때 타율 0.303 OPS 0.956, 우타일 때 타율 0.184 OPS 0.620으로 편차가 있다. 그럼에도 A.J. 힌치 휴스턴 감독은 “우타자로서 꾸준히 팀에 기여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우타자 홈런도 기록했다”며 스위치히터로서 그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전환이지만, 나름 성공적으로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는 ‘반복’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계속 반복해서 경험을 쌓는 수밖에 없다. 타석에서 투구를 많이 보면서 경험을 익히고 있다.”
충격적인 트레이드, 그리고 적응하기
“지금까지는 정말 잘 지내고 있다. 좋은 선수, 코치들과 함께 새로운 팀에 적응해가고 있다.”
지금이야 이렇게 새로운 팀에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지만, 지난해 11월에는 그러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6일 카를로스 페레즈, 닉 트로피노와의 1대 2 트레이드를 통해 에인절스에서 휴스턴으로 적을 옮겼다.
아직 겨울 이적시장의 문이 열리기도 전에 나온 트레이드였다. 애너하임 인근의 헌팅턴 비치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고향팀에서 줄곧 생활해 온 그에게는 특히 더 낯선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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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런 트레이드는 그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순조롭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마이너리그 시절에도 여러 도시들을 옮겨 다니며 생활한 경험이 있어서 금방 적응됐다.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살다 보니 정신없을 때도 있지만, 가끔은 더 좋을 때도 있다. 지금은 혼자 사는 생활을 즐기고 있다. 휴스턴은 날씨는 덥지만, 살기는 정말 좋은 도시인 거 같다.”
이번 3연전을 위해 고향을 찾은 그는 오랜만에 부모님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곳(애너하임)에 일요일 저녁에 도착했다. 덕분에 아버지의 날(미국은 6월 세 번째 일요일을 아버지의 날로 기념한다)을 아버지와 함께 보낼 수 있었다”며 고향을 찾은 소감을 전했다.
휴스턴, 미래의 스타들이 넘치는 팀
그가 새로 몸을 담고 있는 휴스턴은 젊은 팀컬러를 유지하고 있는 팀이다. 호세 알튜베, 조지 스프링어, 댈러스 카이클, 콜린 맥휴 등 6년차 미만의 선수들이 투타의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올해는 여기에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 우완 투수 랜스 맥컬러스가 합류했다.
그도 휴스턴의 강점이 젊은 재능들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우리 팀에는 미래의 슈퍼스타들이 넘쳐난다. 코레이아는 내가 봐온 선수 중에 최고다. 투수들도 정말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팀의 강점에 대해 말했다.
휴스턴은 24일 현재까지 42승 31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에인절스에서 같은 지구 우승을 경험했으니 두 시즌 연속 1위 팀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
그에게 2014년 에인절스와 2015년 휴스턴의 공통점을 물었다. 그는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며 조심스럽게 선을 그은 뒤 “두 팀은 모두 좋은 야구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는 클럽하우스 캐미스트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에게 ‘캐미스트리’라는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그가
“모든 선수들이 ‘그냥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두가 한 가지 목표를 공유하고 서로를 도와가며 경기를 하고 있다.”
팀원이 하나가 되어 승리라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는 것. 그것은 그와 휴스턴이 꿈꾸는 2015년의 모습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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