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의 좌완투수 허준혁이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허준혁은 26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3피안타(1홈런) 2볼넷 5탈삼진 1실점 역투를 통해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이날 전까지 이어졌던 11⅔이닝 무실점 기록을 7회 1사까지 끌고 가면서 17⅔이닝 무실점의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선발 3경기 역투 기간 동안 평균자책점은 0.47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신데렐라처럼 나타난 두산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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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K스포츠 DB |
실제로 경기 초반 볼 비율이 높았던 허준혁은 4회 이후 완연하게 안정감을 찾으며 KIA타선을 압도했다. 안정을 찾으니 강점인 제구력이 확실하게 살아났다. 4회 몸에 맞는 볼 이후 병살타를 이끌어내 후속 타자들을 잡아냈고, 5회와 6회는 연속 삼자범퇴로 마쳤다.
7회 브렛 필에게 내준 솔로홈런이 이날 유일한 옥의 티. 하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처리하고 추가실점을 막은데 이어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다원을 3루수 뜬공, 김호령을 좌익수 뜬공 처리한 이후 최용규에게 안타를 맞고 윤명준과 교체됐다.
비록 8이닝을 마무리하지는 못했지만 투구수 108개를 넘겼다는 것도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앞선 13일 NC전 호투에도 불구하고 어깨에 힘이빠지는 증상을 느껴 내려왔던 아쉬움도 확실히 풀어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1,2경기 깜짝 호투가 아닌, 향후 꾸준히 이런 투구를 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허준혁 역시 앞선 무실점 투구에도 “앞으로 경기가 더 중요하다”며 무실점 기록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결국 언젠가는 실점을 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
실제로 허준혁은 “무실점이 깨진 이후 다음 타자와 승부할 때 신경을 안 썼다. 벤치 오고 나서 직감을 했다. 아쉽고 그런 건 없다”며 덤덤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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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K스포츠 DB |
더스틴 니퍼트의 부상에 따른 공백은 당초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허준혁이 혜성같이 나타나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47의 역투를 펼치고 있다. 이제 대체 선발이 아니다. 두산 마운드에 새롭게 뜬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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