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진짜 승부’라더니 시작하자마자 위기다. 이틀 연속 선발이 조기 붕괴되며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다. 승률 5할마저 붕괴됐다(36승 37패). 더 깊은 나락에 빠질 수 있는 순간이다. 그 타이밍에 등장하는 건 에이스 양현종(27·KIA)이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 에이스의 숙명도 참 극적이다.
KIA가 처음으로 kt에 졌다. 8승 무패로 일방적인 우세를 이어가다가 지난 3일 3-10으로 패했다. KIA도 ‘예전 같지 않은’ kt를 상대로 또 싹쓸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3연전 중 첫 판이었다. 생각보다 빠른 패배였다.
단순한 1패가 아니다. KIA는 이 패배로 연패를 했고 승률 5할 밑으로 내려갔다. 5위 한화와는 0.5경기에서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믿는 도끼에 발등마저 찍혔다. 조쉬 스틴슨(27)마저 김병현(36)과 마찬가지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1회 3점의 리드도 소용이 없었다. 스틴슨이 최소 5이닝은 책임졌던 걸 고려하면 충격은 컸다. 2이닝 동안 6실점(5자책)으로 시즌 최소 이닝 및 최다 실점이다.
![]() |
↑ 이틀 연속 선발투수의 조기 강판으로 KIA가 연패한 가운데 양현종은 4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한다. 사진=MK스포츠 DB |
부담감이 커지면서 자칫 추락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 KIA의 최대 강점인 선발야구가 약화되고 있는데, 지난 2일(김병현 1⅔이닝 6실점)과 3일(스틴슨 2이닝 6실점 5자책) 경기는 부채질을 한 꼴이었다.
그 가운데 마운드에 오르는 양현종이다. 그는 kt전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0.45로 완벽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상대는 속이 부글부글 끓으며 복수심을 키웠다. ‘8전 9기’로 호랑이사냥에 첫 성공한 kt는 그 자신감으로 ‘KBO리그 No.1 투수’마저 무너뜨리겠다는 의지가 가득할 터다.
양현종은 그 독한 타선을 잠재워 위기에 처한 호랑이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승률 5할로 시계바늘을 돌려놓아야 한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 에이스마저 흔들리면 진짜 승부에서 진짜 위기를 맞게 된다. 에이스가 흔들려선 안 된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의 등판이다.
‘무더워지면 무너진다’는 꼬리표도 지워야 한다. 양현종은 최근 6월 말부터 하강 곡선을 그렸다. 2011년 이후 7월에 3승 3패 평균자책점 5.59을 기록했다. 딱히 두드러지는 성적은 아니다. 가뜩이나 지난 등판(6월 27일 두산전 6⅓이닝 4실점)에서 기대에 걸맞은 투구를 펼치지 못했다.
흔들리는 KIA다. 선발이 무너지더니 실책으로 제 풀에 쓰러졌다. 2승 2패와 1승 3패는 전혀 다르다. 그 갈림길에서 에이스가 에이스다운 힘을
※양현종의 2011년 이후 7월 등판 성적
2014년 | 3승 1패 ERA 4.03 | 29이닝 14실점(13자책)
2013년 | 없음
2012년 | - ERA 5.63 | 8이닝 5실점
2011년 | 2패 ERA 10.24 | 9⅔이닝 11실점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