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KIA가 kt에 처음으로 패했던 지난 3일, 소득이라면 ‘샛별’ 박정수(19)의 발견이었다. ‘2선발’ 조쉬 스틴슨이 조기 강판된 가운데 등장한 박정수는 남은 6이닝을 책임졌다. KIA로선 완패를 하고도 투수 카드를 최대한 아꼈다.
내용도 괜찮았다. 6이닝 동안 6피안타 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4실점(2자책). 1달 전 프로 데뷔 무대(6월 3일 잠실 두산전 2이닝 1실점)보다 한결 나은 투구였다.
그가 등판할 때 스코어는 3-6. 6번의 반격 기회가 남아있었기에 포기하는 경기가 아니었다. 추격을 위해서는 박정수의 호투가 뒷받침돼야 했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며 던지라”라고 주문했다. 책임감이 크니 긴장감이 클 법한데, 살 떨리게 긴장했던 데뷔 경기보다 한결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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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의 투수 박정수. 사진(수원)=이상철 기자 |
어린 시절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동경했다는 박정수는 KIA의 미래이기도 하다. 선발 마운드를 책임져야 할 자원이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성적은 2승 2패 평균자책점 6.39. 아직은 때 묻지 않은 신인이다.
박정수는 “1군과 2군은 실력 차가 있다. 타자들이 정말 잘 친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어제 경기에서도 두 차례 살짝 힘을 빼고 변화구를 던졌는데 모두 안타를 맞았다”라고 했다. 그런 그의 표정은 들뜬 듯 밝았다. 더 잘 던지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보직도 상관없다. 1군 무대에서 던지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박정수는 임창용(삼성)의 투구 스타일과 이재학(NC)의 체인지업을 배우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얼굴도 앳된 프로 1년차. 조금씩 아마추어 티를 벗고 프로선수로서 한걸음씩을 내딛고 있다. 출발선을 떠난 지
이대진 투수코치는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키우고 있다. 1경기가 아니라 꾸준히 잘 해줘야 한다”라면서 “그 과정을 거치면서 큰 자신감을 얻고 있다”라고 흡족해 했다. 그 자신감이 더 크게 성장할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걸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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