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지바) 서민교 기자] “(이)대호 형은 위압감이 장난 아니다. 뭘 던져도 다 치시더라. 위험한 상대다.”
지바롯데 마린스 투수 이대은(26)은 11일 일본 지바현 QVC 마린필드에서 열린 이대호(33) 소속의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지바롯데 마린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대선배 이대호를 향한 찬사를 보냈다.
최근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이대호를 가장 두려운 상대로 꼽으며 경계했다. 하지만 이대은은 “2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것 같다”며 “불펜에서는 항상 중심타선을 상대로 나갔다. 오늘도 그럴 것 같다”고 은근히 등판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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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일본 지바현 QVC 마린필드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지바롯데 마린스의 경기에서 8회초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日 지바)=천정환 기자 |
이어진 8회초. 선두타자는 두려운 대상이었던 이대호였다. 그러나 이대은은 당찼다. 경기 전 말과는 딴판. 공격적인 투구로 이대호와 정면승부를 펼쳤다. 초구는 볼이었으나 이후 헛스윙을 뺏어낸 뒤 높은 볼로 파울을 유도해 유리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날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대호도 물러서지 않았다. 끊임없이 커트를 해내며 이대은을 괴롭혔다. 결국 11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결과는 이대은의 승리였다. 이대은은 10구째 153㎞ 강속구를 보인 뒤 11구째 느린 포크볼로 이대호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헛스윙 삼진.
이대은은 이대호를 상대로 속구 4개와 컷패스트볼 2개, 포크볼 5개로 섞어 이대호와 맞대결에서 웃었다.
이대은의 투구는 엄청났다. 이대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에도 마쓰다 노부히로를 4구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나카무라 아키라마저 7구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 ‘KKKK’ 행진을 벌였다.
이대은은 1⅓이닝 동안 4타자를 상대로 4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니폰햄전 이후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4.31에서 4.22로 낮췄다.
이날 지바롯데는 소프트뱅크에 3-5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으나 완벽투를 펼친 이대은만큼은 시즌 탈삼진 52개째를 기록하며 빛났다. 이날 이대호는 마지막 타석에서 이대은에게 삼진을 당하며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4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멈췄고, 시즌 타율도 종전 3할2푼8리에서 3할2푼5리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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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일본 지바현 QVC 마린필드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지바롯데 마린스의 경기에서 8회초 무사. 지바롯데 이대은이 소프트뱅크 이대호를 삼진 처리하고 있다. 사진(日 지바)=천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