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청주) 안준철 기자] “타순은 큰 상관없어요.”
16일 청주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둔 롯데 자이언츠의 캡틴 최준석(32)은 담담하게 말했다. 줄곧 4번으로 나서던 최준석은 14일부터 시작된 청주 한화전에서 5번타자로 위치를 바꿨다. 6월부터 침체에 빠진 타선을 살리고자 이종운 롯데 감독이 전반기 남은 경기에서 타순 변화를 주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는 4번타자였다. 손목부상에서 한달만에 돌아온 손아섭을 4번으로 기용하고, 최준석을 5번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최준석이 볼넷이 64개로 4번타자 치고는 적극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 16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 경기, 8회초 1사에서 롯데 최준석이 한화 송창식을 상대로 연타석홈런을 친 후 기뻐하면서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청주)=김영구 기자 |
16일 경기에서도 최준석은 뜨거운 타격감을 발휘했다. 역시 5번 지명타자로 나가 4타수3안타(2홈런 포함) 2타점 1볼넷을 기록하며 팀의 7-4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 1사 만루 상황에서 유격수 땅볼을 치면서 병살로 찬스를 무산시켰다. 하지만 1-0으로 앞선 4회 1사 후 상대 선발 안영명에게 안타를 뽑아내며 감을 이어갔다.
최준석의 진가가 발휘된 때는 6회. 1-0으로 앞서던 롯데는 5회말 한화에 2점을 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곧바로 이어진 6회초 황재균과 손아섭이 안영명에게 범타로 물러나며 흐름은 한화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최준석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안영명의 슬라이더를 밀어서 우측담장으로 넘겨버렸다. 승부를 원점으로 만드는 솔로홈런이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롯데가 7회 터진 아두치의 스리런 홈런으로 5-2로 앞선 8회 1사 후 타석에 나가 한화 세 번째 투수 송창식의 142km 초구를 통타해 청주구장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35m의 대형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최준석은 자신의 통산 150번째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최근 불펜의 실점이 많아 3점차로는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최준석의 홈런으로 6-2로 달아났
한화가 8회 2점을 따라 붙은 9회초, 1사 1루에 등장한 최준석을 한화 베터리는 고의4구로 걸렀다. 이날 위력적인 타격감 때문인지 이례적으로 고의4구로 거른 것이었다. 최준석은 대주자 오승택과 교체돼 이날 역할을 마무리했다. 5번타자로 옮기자 더욱 뜨거워진 최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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