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의 ‘머니쇼’에 세계 축구 시장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적 기간 마지막날인 지난 16일 중국 프로축구 ‘최고 갑부 구단’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호비뉴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시티, AC밀란 등 유럽 명문 구단에서 뛰었을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인정받은 호비뉴는 A매치 90경기를 뛰며 26골을 기록했다.
지난 코파아메리카에서는 브라질 국가대표에 선발된 호비뉴는 ‘삼바군단’ 브라질에서도 손꼽히는 특급 공격수 중 한 명이다.
중국의 ‘황사 머니’가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잇달아 영입하는 것은 사실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과거 디디에 드로그바, 니콜라스 아넬카 등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한 선수들도 중국 프로축구 구단에 입단했을 정도로 중국 프로축구는 유명 선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 프로축구의 잇달은 선수 영입에 세계 축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전성기를 달리는 선수들이 대거 중국 무대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로그바, 아넬카 등이 중국 무대로 향할 때만 해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 위한 수순’을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호비뉴 뿐만 아니라 프랑스 출신 미드필더 모하메드 시소코(30·상하이 선화), 브라질 미드필더 파울리뉴(27·광저우 에버그란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뛰었던 공격수 뎀바 바(30·상하이 선화), 가나의 특급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30·상하이 둥야) 등 전성기를 맞이한 선수들이 대거 중국으로 향하면서 중국 축구가 다시 한 번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선수 뿐만 아니라 유명 감독 역시 중국 프로축구를 택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브라질 사령탑을 맡은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지난 6월 광저우 헝다 지휘봉을 잡았다.
전임 감독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우승을 차지했을 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파비오 칸나바로. 비록 칸나바로 감독이 ‘새내기 사령탑’이기는 했지만 유럽 최고 수비수가 감독 생활을 시작한 곳이 중국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유명 선수 영입에 ‘올인’한 중국 각 구단들은 이적 시장에서 천문학적 수준의 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청두상보는 “(호비뉴 영입 전인) 15일까지 이적료와 연봉으로 쓴 돈만 1억 유로(약 1251억원)이 넘는다”며 “사상 초유의 광풍”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뎀바 바와 파울리뉴 몸값만 각각 1400만유로(약 174억 6000만원)를 넘고, 몸값 상위 6명을 데려오기 위해 쓴 돈만 4000만유로(약 490억원)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한국 역시 중국의 ‘황사 머니’에 직격탄을
FC 서울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특급 공격수’ 데얀과 ‘살림꾼’ 하대성을 베이징 궈안에 내줬다. 이번 시즌 도중에는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를 달리던 전북 현대의 에두가 중국 2부리그 허베이 종지로 이적했고, 최용수 FC 서울 감독 역시 시즌 도중 ‘중국 이적설’이 터지기도 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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