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7년 만에 동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가 일찌감치 ‘파격’을 예고했다. 이미 1990년 이후 출생자를 대거 발탁하며 놀라게 했는데, 선수단 운용은 더욱 쇼킹할지 모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7일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했다. 나흘간 훈련한 뒤 오는 31일 중국 우한으로 출국해 동아시안컵을 치른다.
새 얼굴이 상당히 많다. 생애 첫 국가대표가 된 이들도 적지 않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겨냥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은 슈틸리케호다.
A매치 미경험자는 7명, 10경기도 안 뛴 선수만 무려 17명이다. A매치 최다 출전 자가 36경기의 김영권(광저우 헝다)이다. 2년 전 동아시안컵에서도 젊은 피가 대거 수혈됐지만, 이렇게까지 젋은 대표팀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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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내달 중국 우한에서 개최하는 동아시안컵을 통해 젊은 선수들을 대거 점검할 계획이다. 사진(파주)=옥영화 기자 |
한국은 이번 대회에 총 3경기를 갖는다. 2일 개최국 중국과 맞붙은 뒤 일본(5일), 북한(9일)과 차례로 겨룬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3경기에 23명의 선수를 고르게 기용할 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모든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아마 대부분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기마다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우한은 중국 내에서도 무더운 지역으로 유명하다. 3,4일 간격으로 연이어 경기를 치르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2년 전 대회에서 홍명보 감독은 매 경기 베스트11을 교체했다. 특히, 호주전과 중국전의 베스트11을 골키퍼 정성룡(수원)만 빼고 싹 바꿨다. 신선을 넘어선 파격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여러 차례 파격을 선보였다. 매우 중요한 경기가 아닌 A매치 데이에 갖는 두 차례 평가전에서 고른 선수 기용을 했다. 선수들에게 일정 출전시간을 보장해줬다.
그의 데뷔 무대였던 파라과이전에 선발 출전했던 태극전사 가운데 나흘 뒤 코스타리카전 베스트11에 포함된 건 기성용, 이청용, 남태희(레퀴야) 등 3명뿐이었다.
지난해 11월 서아시아 원정에서는 더욱 변화의 폭이 컸다. 요르단전과 이란전의 베스트11 가운데 열자리가 바뀌었다. 박주호만이 왼쪽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번갈아 선발로 뛰었다.
아시안컵 준우승 이후 치른 지난 3월 평가전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은 변화의 물결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항상 그랬다. 첫 번째 경기와 두 번째 경기는 전혀 다른 구성으로 치르는 전혀 다른 경기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노선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베스트11을 전면 교체할 지도 모른다. 한일전에서 그렇게 한다면, 그 파격은 더욱 충격적일 것이다.
※슈틸리케호
파라과이전→코스타리카전 | 8명 (기성용 남태희 이청용)
요르단전→이란전 | 10명 (박주호)
오만전→쿠웨이트전 | 7명 (기성용 박주호 김진수 장현수)
우즈베키스탄→뉴질랜드전 | 9명 (손흥민 한국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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