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는 지난 12일 한화와의 경기서 4-13으로 완패했다. 마운드에는 팀의 ‘미래’들이 연이어 올랐지만 경기 초반부터 크게 실점, 이렇다 할 반격도 하지 못한 채 경기를 마감해야 했다. 아직은 약한 미래들에 힘이 빠진 하루였다.
kt는 12일 경기에 선발투수로 신인 주권을 내세웠다. 주권은 올 시즌 12경기서 승리 없이 1패만을 기록하고 있었다. 평균자책점도 8.41(20⅓이닝 19자책)로 어려운 프로 첫 해를 보내는 중. 하지만 최근 퓨처스리그서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실점을 기록 하는 등 선발로 나설 준비를 했다. 기록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던 건 제구. 퓨처스리그서 완벽한 제구가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주권은 심기일전해 다시 1군 선발 기회를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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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위즈 투수 주권이 12일 수원 한화전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도저히 통하지 않았던 주권을 1이닝 만에 내린 kt가 선택한 다음 투수 역시 고졸 신인인 엄상백이었다. 2회 시작 전 0-4, kt 타선의 힘을 볼 때 따라가지 못할 점수는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엄상백은 한화 타선에 뭇매를 맞았다. 한 이닝에 5개의 안타를 맞고 3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부진했다. 이제 분위기는 완벽하게 한화 것이 됐다. 엄상백은 이날 3이닝 동안 91개라는 기록적인 투구 수를 남겼다. 7피안타 4볼넷 4탈삼진 6실점에 몸에 맞는 볼도 2개 나왔다. 6월 이후 정체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 꼭 선발투수를 키워내겠다던 kt의 야심에도 스크래치가 갔다. 우선지명(주권)과 1차 지명(엄상백)으로 kt 마운드 ‘최고 기대주’라 불린 두 선수가 한 경기서 나란히 대량 실점. 위안거리조차 하나 찾지 못한 경기였다. 이제는 미래들의 분발이 더욱 절실해진다.
그동안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던 엄상백은 지난 11일부터 중간계투로 등판하고 있다. 조범현 감독은 12일 경기를 앞두고 “엄상백은 당분간 불펜에서 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여러 차례 받은 선발 기회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그 이유. 주권에 대해서도 “선발로 나와서 잘 던지면 또 선발 기회를 주겠지만, 우선 구위가 좋아져야 한다. 스피드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정대현의 부진마저도 아쉽지만 선발 자원이 더 없는 팀 사정 상 정대현에게는 기회를 조금 더 줄 생각이다. “대현이와 외국인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유연성 있게 하려고 한다. 계속 한 사람에게만 기회를 줄
‘미래’들은 “계속 한 사람에게만 기회를 줄 수는 없다”는 말을 새겨야 할 것 같다. 꾸준히 받아왔던 기회는 이제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신생팀에 속해 신인 첫 해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지만, kt는 올 시즌 종료 후 적극적인 외부 영입을 노리고 있다. 어떤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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