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 오승환 “타자에만 집중했다”

[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안준철 기자] 끝판대장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오승환(33·한신 타이거즈)이 위기 상황에서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괴력을 발휘했다.
오승환은 14일 일본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7-3으로 앞선 9회말 무사 1,3루에 상황에서 등판해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시즌 36세이브를 올렸다. 지난 8일 요코하마전부터 6경기 연속 세이브, 최근 4일 연속 등판해 모두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2.91에서 2.86으로 내려갔다.

↑ 14일 일본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2015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야쿠르트 스왈로스 경기에서 한신이 7-3으로 승리했다. 오승환이 경기를 승리로 마치고 포수 쓰루오카 가즈나리와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日 도쿄)=정일구 기자

이날 오승환의 등판은 알 수 없었다. 3일 연속 등판한 상황이었고, 경기 내용이 등판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한신은 야쿠르트에 먼저 선취점을 내주는 등 3회까지 1-2로 뒤졌다. 하지만 4회 대거 3점을 뽑아 4-2로 역전했고, 5회 추가점을 뽑았다. 여기까지는 오승환이 나올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한신 타선이 8회초 다시 1점을 추가해 4점차를 만들면서 오승환은 휴식을 취하는 듯했다.
하지만 8회말 선발 후지나미 신타로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사이우치 히로아키와 다카미야 가즈야가 몸에 맞는 공으로 주자를 내보냈고, 안도 유야가 적시타를 내줘 다시 3점차가 됐다. 이에 오승환이 불펜에 나와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신 타선은 얄궂게도 9회초 2사 후 3연속 안타로 추가점을 올리며 오승환이 굳이 나올 필요가 없게 됐다.
7-3상황. 9회말 한신은 마운드에 이와모토 아키라를 올렸다. 하지만 이와모토는 두 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는 오승환이 나갈 수밖에 없었다.
불을 끄러 올라가는 오승환은 당당했다. 센트럴리그 홈런 1위를 달리는 야마다 데쓰토가 첫 상대. 신중하게 승부를 펼친 오승환은 풀카운트에서 6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어 하타케야마와도 6구째 승부 끝에 147km 돌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마지막 타자 유헤이와의 승부가 백미였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찔러넣으며 기를 죽인 오승환은 4구만에 145km 돌직구로 다시 헛스윙 삼진을 잡으며 경기를 매조졌다. K·K·K. 오승환의 존재감이 드러난 세이브였다.
경기 후 오승환은 “점수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주자보다는 타자에 집중하고 던질 수 있었다”고 간단하게 답했다. 이어 “요즘 선발이 긴 이닝을 던지고 주니, 불펜이 살고 있다”며 공을 동료 선발투수들에게 돌렸다. 6경기 연속 세이브는 일본 프로야구 타이기록. 하지만 오승환은 “큰 의미 없다”며 라커룸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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