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전주 KCC의 김민구(24)가 자신의 음주운전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민구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년간 수많은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며 "저에게 과분한 사랑을 주신 분들께 너무 죄송했다"고 밝혔다.
김민구는 지난 해 6월 대형 음주운전 사고를 범해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심한 고관절 부상을 당해 수술 이후 꾸준히 재활치료를 해왔다. 사고 이후 1년 넘도록 코트에 복귀하지 못했다.
KCC에 따르면 김민구는 사고 당시 오른쪽 골반 탈골과 다리 신경이 손상됐다. 이후 탈골로 인한 부상은 완쾌됐지만 죽은 신경은 현재 20%정도 된 상태다. 신경 손상으로 인해 오른 발목을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
보조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보행도 힘든 상태다. 현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진행 중인 2015 프로-아마 최강전에 출전할 경우 보조기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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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KCC의 김민구. 사진=MK스포츠 DB |
다음은 김민구의 사과문 전문.
1년 전 음주운전 사고는 어떤 변명도 용납되지 않는 제 잘못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수많은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를 아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죄송한 마음은 죽는 날까지 평생 제 마음속에 있을 것입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가져야 할 자부심과 책임감을 잠시 잊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 말았습니다.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 그 동안 저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 사고 후 치료와 재활을 도와준 구단, 저를 응원해주시고 과분한 사랑을 주신 많은 분들께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움직이지 않은 발목을 잡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왜 이렇게 되어 버린 건지, 이제는 제 짧은인생의 전부였던 농구는 뒤로 하고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에 모든 것을 포기하기도 했었습니다.
아직 오른쪽 발목은 제 의지대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보조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뛸 수가 없습니다. 신경이 언제 얼마나 돌아올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이 모든 상황이 저의 잘 못이며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으로 내 전부인 농구를 마음껏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소중한 것인지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제가 농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코트에 설수 있고 농구를 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과분한 사랑을 주신 많은 분들께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제게 주셨던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발목을 잡고 울고 있는 제 모습이 아니라 코트로 돌아가는 것이고 그 후에 어떤 식으로든 보답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너무나 큰 잘못을 했습니다.
지난 저의 행동에 대한 비난, 질책, 벌은 당연히 받아야 할 제 몫입니다.
평생 죄송함과 감사함을 마음에 두고 살겠습니다.
[kjlf2001@maekyung.com]